“단체로 흙 먹는다”... 中 또 최악 황사, 내일까지 한반도 영향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4. 13. 20: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3일 중국 북서부 지역에서 대규모 황사가 또다시 발원하자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10여 곳에 추가로 황사 경보를 내렸다. 이날 오후 베이징 공기질지수(AQI)는 수치로 나타내는 최악 수준인 ‘1㎥당 500㎍(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다. 중국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미세 먼지(PM10) 농도가 1㎥당 2000㎍을 넘었다. 국내 대기 환경 기준(1㎥당 100㎍)의 20배가 넘는 수치다.

베이징 거리에선 가시 거리가 1㎞에도 미치지 못해 차량들이 낮에도 전조등을 켜고 운행했다. 도로 전광판에는 ‘황사 청색경보, 외출 주의’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카페와 음식점의 야외 테이블은 점심에도 텅텅 비었다. 방독면을 쓰고 다니는 오토바이 배달원도 보였다. 베이징 왕징의 한 교민은 “도라지 달인 물과 우엉차를 만들어 이웃들과 나눠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매일경제신문은 “중국에서 4억명이 단체로 흙을 먹고 있다”고 했다. 중앙기상대는 “14일까지 신장·네이멍구·간쑤·허베이·베이징·톈진·랴오닝·지린·상하이 등에서 황사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한국이) 황사 사태 책임을 중국에 묻는 왜곡 보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황사는 몽골 사막에서 발원했고 중국은 거쳐 갔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 기상청은 14일 오전까지 황사 영향을 받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불어오는 남서풍이 중국 내몽골 고원이나 베이징 등에서 들어오는 ‘바람 길’을 차단해 우리나라에 추가 황사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뜻한 상승 기류가 황사 입자를 대기 하층에서 상층으로 밀어올리면 이날 오후부터 우리나라는 황사 영향권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다만 주말 새 바람 방향이 바뀌며 북쪽에서 다시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 기간 황사가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14~15일 내리는 비도 황사 입자를 쓸어내리는 데 도움을 주겠다. 제주 부근을 지나는 저기압 영향으로 14일 오전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시작되겠다. 비는 오후에 호남권과 경남·충남 등으로 확대되며 15일 낮까지 전국에서 내리겠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