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사일정 바꿔 간호법 강행 시도…대통령실 “거부권 유도 속셈”
박훈상기자 2023. 4. 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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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하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꼼수다!" (국민의힘 의원들)김진표 국회의장이 13일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에 서자 여야 의원들이 김 의장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 제정안을 강행 처리하기 위해 제출한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상정 여부가 김 의장 손에 달렸기 때문.
김 의장이 본회의 직전까지 여야 합의를 요구하면서 간호법 상정을 미루자 민주당은 거야(巨野)의 의석수(169석)을 앞세워 간호법 안건 추가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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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하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꼼수다!” (국민의힘 의원들)
김진표 국회의장이 13일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에 서자 여야 의원들이 김 의장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 제정안을 강행 처리하기 위해 제출한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상정 여부가 김 의장 손에 달렸기 때문. 김 의장이 본회의 직전까지 여야 합의를 요구하면서 간호법 상정을 미루자 민주당은 거야(巨野)의 의석수(169석)을 앞세워 간호법 안건 추가를 시도했다.
김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와 단상으로 볼러 논의 끝에 “정부와 관련 단체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여야 간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음 본회의(27일)에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출신인 김 의장이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일단 제동을 건 셈.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일제히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 민주 강행 시도에 여당 “꼼수”
민주당은 이날 2월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한 간호법 제정안 표결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투표 강행을 위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 카드를 내세웠다.
김 의장이 본회의 전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처리를 미룬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의사일정 변경안 가결로 무기명 재투표에 부쳐진 결과 재석 의원 290명 중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효 1명으로 부결돼 폐기됐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재의 요구를 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일반 법안보다 통과 요건이 까다롭다. 국민의힘(115석)이 반대하는 한 야권이 모두 찬성라더라도 법안 통과가 어려운 상황을 알면서도 민주당이 끝내 표결에 올린 것.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부결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입법권을 전면 부정하고 무시한 윤석열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자기 편만 보고 하는 정치의 하나의 단면”이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서 대통령과 우리 정부에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들어 의석수를 앞세워 의사일정 변경 카드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은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 때 이탈표를 우려해 대정부질문에 앞서 탄핵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안건 순서를 변경했다. 지난해 9월엔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안건 추가해 단독으로 가결시켰다.
● 대통령실 “간호법, 단체들 간 이해관계 첨예”
민주당은 27일 본회의에서는 반드시 간호법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간호법이 강행 처리되면 21대 국회 들어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에 이어 본회의 직회부 방식으로 처리한 2번째 법안이 된다.
여야가 첨예한 대치를 이어가면서 의사단체와 간호사 단체 간 갈등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간호법의 핵심 쟁점은 기존에 간호사의 활동 범위를 ‘지역사회’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대한간호협회 측은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간호법 제정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한의사협회는 간호법 제정에 따라 간호사가 의사 없이 진료는 물론 개원까지 하게 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간호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곡관리법과 달리 간호법은 (직역) 단체들 간 이해관계가 첨예해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며 “(간호법에 대한) 여야 협상이 잘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한다는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무리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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