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도 없는데 매출 탑5”…한국 선택한 체코맥주 ‘코젤’, 왜?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4. 1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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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기 끌면 유럽에도 출시
“韓 소비자 위해”…라거 탑3 목표
체코맥주 브랜드 ‘코젤’이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를 연 13일 메튜 홈즈 한국 지사장(왼쪽)과 카밀 루젝 수석 브루마스터(오른쪽)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 이 말은 정설(定說)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체코맥주 브랜드 ‘코젤’이 신제품을 출시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선보이는 맥주인데 시장 동향을 살펴본 뒤 유럽 등에서도 유통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젤은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맥주 제품 ‘코젤 화이트’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라거(Lager)답게 청량하면서도 특유의 과일 향을 더한 이 제품은 개발과 테스트 모두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한 맥주다.

유독 품질과 서비스에 까다롭고 유행에 민감한 한국 시장에서 판매 추이를 지켜본 뒤 해외 다른 국가에서도 순차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게 코젤의 계획이다. 한국 다음으로는 유럽에서 출시될 가능성이 가장 큰데 그마저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코젤은 앞서 지난 2011년 국내에 흑맥주 제품인 ‘코젤 다크’를 처음 선보인 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채널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팬데믹으로 유흥채널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체코 맥주 브랜드다.

그런 코젤에게 한국은 까다로운 테스트베드인 동시에 고마운 시장이다. 한국이 전 세계 판매량 탑5에 들기 때문이다. 자체 공장 없이 오로지 수입만으로 이뤄낸 판매량이기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메튜 홈즈 코젤 한국 지사장은 “코젤 다크가 10여년 전 한국에서 론칭했을 때 코젤은 작은 브랜드였다. 그런데 한국 소비자들이 우리 브랜드에 혁신을 불어넣은 것”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한국은 역동적이고, 혁신성을 가진 시장”이라며 “저희의 수석 브루마스터가 한국을 방문한 뒤 전 세계의 브루마스터들과 한국 시장을 위한 제품을 개발했다. 한국 소비자를 위한 신제품”이라고 부연했다.

체코맥주 브랜드 ‘코젤’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라거맥주 신제품 ‘코젤 화이트’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코젤]
이날 공식 출시된 코젤 화이트는 지난해 10월 생맥주 형태로 일부 매장에서 먼저 공개됐다. 이번에 500㎖ 캔 제품 공식 출시가 결정됐고, 시장 동향을 본 뒤 병 제품도 선보이겠다고 홈즈 대표는 말했다.

코젤은 신제품을 중심으로 엔데믹 시장에서 라거 맥주 탑3 안에 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인 매출이나 판매량 목표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야심 찬 목표와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게 브랜드 측의 설명이다.

제품 소개를 위해 방한한 카밀 루젝 수석 브루마스터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신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은 기존 코젤 제품들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열량과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제품을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동향, 선호도를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강력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엔데믹 시장에서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포부지만, 코젤의 도전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20대와 30대에게 친숙한 브랜드라고는 하나, 위스키와 와인 등 다른 주류 수요가 늘어나면서 맥주 시장이 주춤하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맥주 수입량은 2018년 39만여t에서 지난해 23만여t 규모로 줄어들었다. 전년보다 12%, 4년 전보다 76%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것도 소비심리를 위축하는 요인일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출시된 신제품은 맥주잔 상단에 설탕에 절인 오렌지 껍질을 두른 ‘오렌지 크러스트’ 방식으로 펍과 바 등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알코올 도수는 3.5도로, 현재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코젤 다크(3.8도)보다 조금 더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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