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 망할줄 알았는데”…매출 2배나 증가, 반전 사연

정호준 기자(jeong.hojun@mk.co.kr) 2023. 4. 1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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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킥보드 수익성 청신호
지쿠터
각종 규제로 다수의 공유 개인형이동수단(PM) 업체가 폐업하거나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주요 업체들은 대체로 실적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적 개선으로 향후 공유PM 사업 모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유PM 업체는 전동킥보드·자전거·스쿠터와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PM)을 대여해주는 사업자를 말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상 감사보고서를 종합하면, 주요 공유PM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액이 대부분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영업이익 또한 개선됐다. 지난 2년간 다수의 업체가 사업을 접었지만, 옥석 고르기 과정을 거치면서 ‘생존기업’들이 견실한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공유킥보드 ‘지쿠’를 운영하는 지바이크는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크게 개선했다. 국내 공유PM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모바일인덱스 기준)로 업계를 이끌고 있는 지바이크는 지난해 매출액 522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335억원 대비 약 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21년 2억원에서 지난해 82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며 15.7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바이크는 지난 2월 프리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배터리 공유 사업 등 포트폴리오 강화와 글로벌 진출 본격화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공유킥보드·스쿠터 등을 서비스하는 더스윙은 2021년 매출액 208억원에서 지난해 470억원으로 매출액을 배 이상 끌어 올렸다. 영업이익은 15억원에서 2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바이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스윙은 지난해 초 약 4만대가량의 전동킥보드 운영 대수를 지난해 연말 8만대 이상으로 크게 키우며 승부수를 던졌다.

더스윙 관계자는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많지만 여전히 수요는 많다”며 “각 지역에서 수익성을 먼저 증명한 후 증차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스윙 또한 가까운 시일 내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공유킥보드 ‘씽씽’ 운영사인 피유엠피의 경우 2022년 매출액 117억원을 기록하며 5억원 상승에 그쳤으나, 영업이익 측면에서 2021년 74억원이었던 적자를 지난해 11억원 적자로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

피유엠피는 지난해 씽씽의 운영 대수를 늘리지 않고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피유엠피 관계자는 “운영 지역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킥보드 운영을 효율화했다”며 “지난해 전체는 여전히 적자였으나, 효율화를 통해 하반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공유킥보드 ‘빔’을 서비스하는 빔모빌리티는 2021년 158억원에서 2022년 170억원으로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84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커졌다. 빔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 시장의 장기적 성장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의 꾸준한 확대를 예고했다.

지난 2년간은 공유 킥보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며 관련 규제가 정립된 시기였다.

2021년 5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며 운전자의 안전모 의무 착용, 무면허 운전과 동승자 탑승에 대한 규제가 시작됐고, 서울시를 포함한 여러 지자체가 견인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 ‘윈드’와 ‘뉴런모빌리티’가 2021년 하반기 운영을 중단했고, 세계 최대 공유킥보드 업체인 ‘라임’도 지난해 국내 시장서 철수한 바 있다.

이러한 업계 한파를 뚫고 살아남은 업체들이 실적 호조를 기록한 데에는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운영을 효율화하고, 운영 대수 증차와 같은 승부수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운영 대수를 늘리며 확장하면서도, 전동킥보드의 성장 둔화를 대비해 신사업으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지바이크의 경우 해외 진출과 함께 배터리 공유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더스윙은 향후 사륜차까지 확보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전동 킥보드. [자료 = 연합뉴스]
다만 아직 공유PM을 둘러싼 법적인 제도 마련과 정비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제도 정착과 함께 산업의 흐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속 지적되는 안전 주행 강화를 위해 원동기나 자동차 면허가 아닌, 킥보드 전용 면허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개인형 이동수단 대여사업을 등록제로 전환하는 법률안이 현재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상황이다. 등록제로 전환되면 대여사업자는 관할 지자체에 등록해야 하며, 지자체는 통행구간 제한, 거치구역 지정 등의 권한을 갖게 된다.

공유PM 업계는 이러한 제도 마련에 발 빠르게 대응해 장기적으로 공유PM의 안정적인 정착과 안전한 생태계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등록제 전환에 대해 “지자체 차원에서 주차구역을 확보해주고 이용 활성화에 대한 책임도 지자체에서 함께하는 방향이기에, 법률안을 통해 공유PM이 잘 정착해 상생의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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