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끊더니 또 탄도미사일… 무력도발 수위 높이는 北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북한이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3일 신형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무력도발 수위를 높였다.

남북 간 군 통신선 연락을 끊은지 6일만이자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2일 앞두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감을 높인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7시 23분께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군은 고체연료를 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가능성과 북한이 이달까지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던 정찰위성 관련 시험 가능성 등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 합참은 "탄도미사일은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세부 제원을 종합적으로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날 발사된 미사일의 정점 고도가 3000㎞ 미만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고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성능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ICBM을 쏘고 상승 고도와 비행거리를 조정했을 경우의 수도 감안하고 있다.

합참은 무엇보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에 고체연료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기반 ICBM을 공개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까지 분석한 내용으로는 새로운 체계의 IRBM급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열병식 때 공개했던 여러 무기체계 중 하나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관련 시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쏜 뒤 '위성 시험품'이었다고 주장하며 올해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 실장 외에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국가안보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즉시 보고했다"고 밝혔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임을 지적하고, 2월과 3월에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참상과 민생 파탄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모한 핵 위협 및 미사일 도발 폭주만을 계속하는데 대해 개탄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앞으로도 한미·한일 간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한미연합연습을 철저하게 시행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상화를 바탕으로 한미, 한미일 정보공유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