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편' 전원위 토론 대장정 마친 국회, 합의안 도출 '숙제'

김성은 기자 2023. 4. 13. 18: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3차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 심사를 위한 전원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4.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거제 개편을 두고 20년 만에 전원위원회 토론을 벌인 국회가 나흘 대장정을 마무리지었다. 100명의 위원들이 각 7분씩의 발언시간을 얻어 연설대에 섰으며 소선구제 유지 여부, 비례대표를 비롯한 의원 정수의 증감 등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13일 본회의에서 "지난 4일간 20년 만에 열린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여야 의원 100명이 선거제도 개편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며 "구체적 대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고 지역소멸에 대응하며 지역주의를 완화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큰 흐름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주 전원위원장님과 전재수, 김상훈 양당 간사께서는 소위원회 구성 등 방법을 통해 국민적으로 주목받은 전원위원회에서 나온 의원님들의 고견을 잘 수렴해 여야가 함께 합의할 수 있는 수정안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토론에 참여한 의원들은 대체로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개편의 방법을 두고는 백가쟁명식 토론을 벌였다.

이번 토론은 지난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마련한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세 가지 결의안인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골자로 하되 개별 의원들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선거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소선구제를 두고 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오섭 민주당 의원은 1차 토론에 나서 "현재 선거제도는 승자독식, 지역주의, 사표 양산, 위성 정당 등과 같은 문제로 개편의 수준을 뛰어넘는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소선구제는 작은 지역구 단위에서 1등 투표자가 독식하는 단순다수제 구조로 사표 심리와 극한의 대결 정치를 조장하며 지역 양극화의 주된 원인이 돼 왔다"고 했다.

조 의원은 "선거제 개편 관련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하나는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이고 또 하나는 석패율제 도입이다. 석패율제 도입은 지역구에서 아깝게 당선되지 못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당선할 수 있게 만드는 제도"라고 말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단순다수제에 기반한 소선구제 자체를 승자독식과 대결주의 정치 근원으로 악마화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오히려 소선구제의 대표성과 비례성을 보완하는 비례대표제 설계의 미흡이나 특정 지역을 호남당과 영남당이 싹쓸이하는 지역주의 정치 문화가 한국 정치의 폐해를 규정하는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비례대표 의석수 증감을 두고도 의견들이 부딪쳤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비례대표 의석을 늘릴 게 아니라 오히려 줄여야 한다"며 "비례대표제 자체가 아예 폐지돼야 하고 현행 대통령 직선제 아래에선 소선구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양성 확대를 위해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야 한단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10일 "지역구 수를 현행 253개에서 225개까지 28석을 줄여야 한다"며 "줄인 의석을 지역 균형과 동서 통합을 위해 비례대표 의석으로 확대하자"고 말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결국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대결 구도의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도농복합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농복합선거구제 실시를 위해 구체적으로 논의돼야 될 문제는 하나의 중선거구에서 몇 명을 선출할 것인지 또 중선거구제를 실시해야 될 도시 선정 인구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라고 말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정개특위 3안, 즉 소선구제 및 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1대1까지 조정하는 모델을 제안한다"며 "비례성과 대표성, 다양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게 되고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예정된 토론일정을 모두 마친 만큼 전원위원회는 향후 결의안 도출에 나선다. 단 100명의 의원들이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한 만큼 중론을 하나로 모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원위원회는 의견 수렴을 위해 현재 별도의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개특위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대한 숙의과정을 위한 '공론조사' 사업 수행업체로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4월 중 본격적인 조사 일정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개특위는 4월 18일부터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총 3차례의 공론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1차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의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5월 중에는 권역별·성별·연령별로 비례 모집한 500명의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2차·3차에 걸친 숙의 공론조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500명으로 구성되는 시민참여단은 5월 한 달간 자료집·영상자료 등을 통해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대해 정보를 사전에 제공받고, 온라인 화상 오리엔테이션을 거친 후, 패널토의·전문가 질의응답·분임토의 등으로 구성된 1일 차 숙의과정과 2일 차 재숙의 과정을 통해 2차 · 3차 조사에 응하게 된다.

남인순 정개특위 위원장은 "선거제도 개편 국민공론조사는 한국 정치 역사상 최초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기대와 주목이 커지고 있다"며 "국민이 진심으로 원하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소명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