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맥주 코젤, 한국 시장 노리는 이유
"한국서 성공하면 세계서 성공"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 성공한다는 말처럼 코젤은 한국 시장의 위상과 중요성을 높게 생각하고 있다"
13일 서울 용산구에서 개최된 코젤 화이트 출시 기념 미디어 간담회에서 매튜 홈즈 코젤 한국 지사장이 한 말이다. 이날 체코 맥주 브랜드 코젤은 전 세계 최초로 '코젤 화이트'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개발 단계부터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맥주로, '테스트 베드'(시험대)도 한국을 겨냥하고 있다.
한국인을 위한 맥주
이날 코젤이 선보인 코젤 화이트는 청량감에 과일의 향긋함을 더한 라거 맥주다. '크리미한 거품', '구름 같은 빛깔', '깔끔한 뒷맛' 등 이른바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맥주를 연구했다는 것이 코젤의 설명이다. 코젤 화이트는 500ml 캔 제품으로 출시되며 펍과 바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생맥주로도 판매될 예정이다.
코젤의 수석 브루마스터 카밀 루젝은 "제품 개발과 테스트 모두 한국 시장을 기준으로 진행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개발했다"며 "전통적인 라거 맥주가 아닌 새로운 타입의 맥주를 찾는 모든 분들을 위한 맥주"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소비자들이 플레이버를 더한 맥주를 찾고 저칼로리 저도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트렌드를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매튜 홈즈 코젤 한국 지사장은 "한국 소비자들은 품질과 서비스에 까다롭고 유행에 민감하다"며 "이 때문에 한국을 테스트 베드 국가로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청량한 달콤함
코젤은 간담회 내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젤에 따르면 한국은 코젤이 판매되는 50여 개국 가운데 매출 상위 5위 안에 드는 시장이다. 공장을 직접 두지 않은 국가 중에선 매출 1위다. 코젤 측은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코젤 다크, 코젤 라거 등이 한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젤은 한국의 시장의 최대 장점으로 끊임없이 변하는 '혁신성'을 꼽았다.
매튜 홈즈 코젤 한국 지사장은 "한국은 코젤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유럽 외 시장으로 봤을 때 한국은 코젤의 최대 규모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직접 마셔본 코젤 화이트 '청량한 목넘김 이후 달큰한 과일향이 은은하게 퍼진다'는 인상을 남겼다.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코젤 다크와 확연히 대비되는 부분이었다. 입맛에 따라 '달콤함'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 것 같았다.
백미는 '오렌지 크러스트'다. 코젤 다크에 시나몬(계피)를 뿌려 먹는 것처럼 설탕에 절인 오렌지 껍질을 코젤 화이트와 즐기는 방식이다. 새콤달콤함이 훨씬 극대화돼 느끼한 음식과 같이 먹기 좋았다. 치킨을 한입 먹고 맥주를 삼키자 뒷맛이 싹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코젤은 한국의 '치맥'(치킨+맥주) 문화를 염두해 뒀다고 했다.
정체된 맥주 시장
이날 홈즈 지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위스키, 와인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과 달리 국내 맥주 시장은 큰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며 "크래프트 맥주 등 프리미엄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만큼 전통적인 라거 맥주가 아닌 뉴타입의 코젤 화이트로 어려운 시장 상황을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류 시장의 흐름은 크게 변했다. 기존 소주와 맥주만 소비하던 소비자들의 술 취향이 다양해졌다. '홈술'과 '혼술' 영향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 규모는 2018년 3조8591억원 2020년 3조4974억원까지 축소됐다가 지난해 3조6261억원으로 반등한 상황이다.
시장은 정체됐지만,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외 주류업체들은 최근 맥주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달부터 신제품 '켈리'를 선보였다. 카브루도 지난달 캔 하이볼 신제품 '이지 블루하와이 하이볼' 등을 내놨다. 오비맥주도 기존 카스와 한맥제품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관건은 코젤 화이트가 얼마나 한국 소비자를 매료시킬 수 있느냐다. 코젤은 맛과 트렌드에서 앞서가겠다는 계획이다. 카밀 루젝은 "최근 시음회를 진행한 결과 80% 이상의 사람들이 코젤 화이트의 구매 의사를 보였다"고 자신했다. 홈즈 지사장 역시 "한국 소비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새로운 전략과 협업으로 3년, 5년, 이후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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