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마침내 3국 합동단속 부른 `다리엔 갭` 불법 이주행렬

이규화 2023. 4. 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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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와 파나마를 연결하는 다리엔 갭(Darien Gap)이라는 좁고 긴 정글 지대를 통해 남미 사람들의 불법 이주 행렬이 급증하자 미국과 파나마 콜롬비아 3국이 합동 단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과연 미국 파나마 콜롬비아가 악명높은 다리엔 갭 불법 이주행렬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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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이주민들이 미국에 도착하기를 희망하며 콜롬비아 다리엔 갭을 거쳐 파나마로 가는 여정 중에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AP 연합뉴스

콜롬비아와 파나마를 연결하는 다리엔 갭(Darien Gap)이라는 좁고 긴 정글 지대를 통해 남미 사람들의 불법 이주 행렬이 급증하자 미국과 파나마 콜롬비아 3국이 합동 단속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미국 파나마 콜롬비아는 이 지역을 통한 불법 이민자들이 폭증한 가운데 지난 11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이를 근절하기 위해 60일간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올 들어 3월 말까지 이 곳을 통해 거의 9만명에 달하는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3국은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목표만은 숭고하고 야심찹니다.

공동 성명서에는 "파나마 콜롬비아 미국 정부는 현재 다리엔 지역의 심각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직시하고 있다며 "인간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고 다국적 범죄 조직을 차단하며 열대우림을 보존하기 위해 공동의 관심과 책임을 다한다"고 돼 있습니다.

파나마 정부에 따르면 올해 첫 3개월 동안 주로 베네수엘라, 아이티, 에콰도르에서 온 8만 7000명 이상의 불법 이주자들이 다리엔 갭을 건넜습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1만 4000명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작년 한 해에만 약 25만명에 달하는 이주자들이 다리엔 경로를 이용해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이러한 증가세는 주로 베네수엘라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발 이주자들이 급증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인들이 국경에서 망명을 요청할 기회를 거부하기 위해 전염병 관련 규칙을 적용했습니다. 대신 미국 정부는 온라인 신청서를 통해 이미 신청하고 사전 승인을 받은 베네수엘라인 2만4000명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초 니카라과, 아이티, 쿠바로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이 다음 달 만료될 예정이어서 미국은 다리엔 갭을 통한 이주가 폭증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석 달 동안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민 문제를 해결하라는 국민적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불법 이민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은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다리엔 갭을 둘러싼 3국의 합의는 이 곳를 통한 불법 이주자의 급증 탓도 있지만, 인도주의적 고려에서도 나온 겁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그야말로 '마의 정글'이기 때문입니다. 위키피디아는 다리엔 지역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리엔 지역은 파나마의 야비사(Yaviza)와 콜롬비아의 투르보(Turbo) 사이의 좁은 지역이다. 정글과 늪지대로 악명이 높은 곳으로 현대에 들어서도 지구상 극한 오지 중 하나로 인식된다. 팬 아메리칸 하이웨이에서 유일하게 끊긴 구간이기도 하다. 특히 이 지역은 과거 콜롬비아 공산 게릴라 반군이 활동했으며, 마약 카르텔과 범죄자들이 들끓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때문에 다리엔 갭은 애초에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리엔 국립공원의 경우에는 더하다.'

남미의 이주자들이 새 보금자리를 찾아 미국을 향하지만 다리엔 갭이라는 관문에서 많은 수가 좌절을 맛봐야 합니다. 특히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어 목숨 값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콜롬비아 보안군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무법지역인 셈입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오지 정글에서의 성폭행, 강도, 살인도 비일비재하다며 인접국과 미국이 나서야 한다고 요구해왔습니다.

과연 미국 파나마 콜롬비아가 악명높은 다리엔 갭 불법 이주행렬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수백 명의 남미 이주자 행렬들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깊고 캄캄한 정글 속으로 발을 옮기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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