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대만 거리두기 발언으로 뭇매 맞는 마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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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방문 기간에 내놓은 사실상의 '실언' 탓에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이어 "마크롱은 바보처럼 유럽이 중국-대만, 그리고 미국의 전쟁에서 동떨어져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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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방문 기간에 내놓은 사실상의 '실언' 탓에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자신의 신뢰도를 깎아먹은 것은 물론이고, 중국에 맞서는 서방의 단일대오에까지 균열을 냈다는 따가운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5∼7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일부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 문제에 대해 "우리(유럽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추종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외교정책에 종속되지 않고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강조한 발언이었지요.
하지만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실체적인 무력 위협을 받는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경솔한 발언이라는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인터뷰기 진행되던 비슷한 시각에 중국은 대만 전역을 포위하는 무력 훈련에 돌입했었지요.
또한 중국-대만 문제를 단순히 남의 일로 치부한 판단력을 문제삼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대만 간 전쟁이 실제 발발하면 미국이 직접 뛰어들어 중국과 대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본다면, 그 파급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크게 뛰어넘을 수 있는데도 그런 말을 한 것이죠.
베를린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세계공공정책연구소의 토르슈텐 베너 국장은 12일(현지시간)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시진핑 주석에게 대만 관련 백지수표를 건넨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마크롱은 바보처럼 유럽이 중국-대만, 그리고 미국의 전쟁에서 동떨어져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그가 2가지 실수를 저질렀다고 짚었습니다. 첫 번째는 대중 강경파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중국 방문에 동행함으로써 유럽의 단결성을 과시하려다가 오히려 분열상만 드러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대만에 대한 동맹들의 군사 지원 의미를 축소한 점입니다.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진행 중일 때 프랑스도 호위함을 대만해협에 파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군사적 노력이 실언 탓에 그 의미가 퇴색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안팎의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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