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절반 "한은 금리인상 끝…내년 상반기에나 경기 반등"
"금리 추가 인상없이 3.5% 유지"
금통위 '3.75%' 판단과 차이
"금리 인하는 내년 이후" 64%
"환율 고점 1350~1400원" 62%
경제 전문가 절반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2회 연속 동결하면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는데,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것이다. 향후 한은의 금리 결정 과정에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물가 못지않게 경기를 꼽은 전문가도 많았다.
○54% “최종 금리는 연 3.5%”
13일 한국경제신문의 설문에 응답한 경제전문가 50명 중 54%(27명)는 한은의 최종 금리(금리 인상 사이클의 정점)를 ‘연 3.5%’로 전망했다. 연 3.75%를 제시한 전문가는 40%(20명)였다. 연 4.0%를 예상한 전문가는 6%(3명)에 그쳤다.
이는 1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나온 금통위원들의 판단과는 거리가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후 최종 금리 수준을 묻는 말에 “금통위원 5명은 당분간 연 3.75%로 가져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고, 1명은 연 3.5%로 동결하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83%가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남겨놨는데, 설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54%가 ‘추가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긴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금리 인상을 멈추기 어렵다”며 “부동산 시장을 확실히 잡기 위해선 한은이 금리를 연 4.0%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선) 한은보다 성장·물가 경로를 낮게 보고 있다”며 한은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란 견해를 내놨다.
한·미 간 적정 금리차에 대해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한·미 금리 차가 1.75%포인트 이상이어도 외환시장 불안이 없을 것으로 본 응답자는 46%(23명), 외환시장 불안이 없으려면 1.5%포인트 이하가 적당하다는 응답은 54%(27명)였다. 다수는 지금보다 한·미 금리차가 벌어지면 외환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1.5%포인트다(한국 연 3.5%, 미국은 상단 기준 연 5.0%).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이 5월 초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경우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로 벌어진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국내 경기를 보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은 어렵지만 문제는 미국과의 금리 차”라며 “1.75%포인트는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에 한국도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포인트 내외가 직간접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미 간 금리 차”라고 했다.
○물가 안정 vs 경기 방어
한은이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방향을 트는 ‘피벗(정책 전환)’ 시점에 대해선 전문가의 64%(32명)가 내년 이후를 꼽았다. 내년 상반기 56%(28명), 하반기 6%(3명), 2025년 이후 2%(1명)였다. 올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예상은 36%에 그쳤다. 이 총재는 11일 금통위 후 “물가(상승률)가 (한은) 중장기 목표(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 인하 논의를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연내 피벗 가능성을 일축했다.
향후 금리 결정에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물가 안정(42%·21명)을 꼽은 응답자가 많았지만 경기 방어(36%·18명)라고 답한 전문가도 상당했다. 김도형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신임 총재가 대규모 금융 완화를 지속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 것을 우리도 참고해야 한다”며 경기 방어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1.5%보다 낮을 것이란 응답이 58%였다. 1.5~2% 미만은 42%였다. 기획재정부·한은(1.6%)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은 것이다. 전문가 72%는 경기가 내년 이후 반등할 것으로 봤고, 반등폭과 관련해선 74%는 ‘완만한 반등’, 26%는 ‘L자형 저성장’을 예상했다.
올해 환율 수준에 대해선 전문가의 68%(34명)가 달러당 1350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봤다. 올해 환율 고점 수준을 묻는 항목에 62%(31명)가 1350~1400원을 꼽았다. 32%(16명)는 1350원 미만을 골랐다.
■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강명헌 단국대 명예교수 △강병구 인하대 교수 △강성진 고려대 교수 △공동락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부장 △권남훈 건국대 교수 △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도형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 △김상봉 한성대 교수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김원식 건국대 명예교수 △김정식 연세대 교수 △김지섭 연세대 교수 △김태윤 한양대 교수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현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전략 파트장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박영범 한성대 명예교수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 △양준모 연세대 교수 △염명배 충남대 교수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우석진 명지대 교수 △윤덕룡 KDI 초빙연구위원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이근 서울대 교수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 △전삼현 숭실대 교수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유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조의윤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하준경 한양대 교수 △함준호 연세대 교수 △홍기용 인천대 교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황윤재 서울대 석좌교수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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