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안 다녀온 엠폭스 환자 일주일새 4명

김경은 기자 2023. 4. 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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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수준 ‘관심’서 ‘주의’로 격상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최근 1주일 새 4명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의 ‘조용한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엠폭스 위기 경보 수준을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에서 ‘주의’로 한 단계 높였다.

질병관리청은 13일 경기도에 거주 중인 내국인이 엠폭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확진자가 총 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지난 12일 피부 병변 증상이 나타나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격리 입원해 치료 중이다.

엠폭스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풍토병이었지만, 지난해 5월 이후 세계 각국으로 퍼졌다. 국내에선 지난해 6월 첫 확진자가 나왔다. 5번째 확진자까지는 해외 유입 및 관련 환자로 나타났지만, 지난 7일 이후 나온 6~9번째 확진자는 모두 엠폭스 최장 잠복기인 3주 이내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력이 없어 국내 전파를 통한 감염 사례로 추정된다.

방역 당국은 “감염원과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상세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규모 전파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피부나 성(性) 접촉 같은 밀접 접촉으로 전파되는 질병 특성상 코로나보다 전염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침방울에 의해 다수가 감염될 수 있는 코로나와 구별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엠폭스는 치명률이 0.13% 정도로 낮고, 환자 대부분이 자연 회복되는 만큼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신고해야 차단할 수 있다고 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감염자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를 선제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엠폭스 위기 경보를 한 단계 높였다”고 말했다. 법정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주의’는 해외 신종 감염병이 국내에 들어와 제한적 전파가 이뤄질 때 내려진다. 질병청은 현행 엠폭스대책반을 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로 확대 운용해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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