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보냈더니 '냉방비 폭탄'?.. 올 여름 전기요금 2배, '시그널' 무엇?

제주방송 김지훈 2023. 4. 1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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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등 세미나서..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 주장
여름철 '냉방비 폭탄' 이슈 우려.. 전기요금 등 '인상 신호' 필요
내주 한전·가스공사 추가 자구책 이후, 인상 폭 향방 나올 듯
적자 해소엔 역부족.. 여름철 이후 대응, 국민 반발 등 우려
"국민들에 가격 인상 신호 줘야.. 자칫 더 큰 혼란 부추길 수도"


빠르면 오는 7월, 각 가정에서 받게 될 전기요금 고지서에 적힌 숫자가 전달보다 2배 정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지난 1월 난방비 폭탄 이슈로 인해 취약계층 생계까지 위협받은 상황에서, 난방비 사태에 이어 다가올 여름 냉방비 폭탄이 재차 재현되는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냉방비 폭탄'에 대비한 준비를 서두르지 않고선 서민 부담을 급격하게 가중시키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봄 대비, 여름 전기요금 2배 오를 수도.. 국민들에 '인상 신호' 줘야

지난 12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에너지전쟁, 앞으로 3년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주제로 세미나에 참가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의융합대학학장 유승훈 교수는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특히 난방비 폭탄을 겪고 나선, 더 심각한 냉방비 폭탄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 수위를 높였습니다.

지난해 전기요금이 전년 대비 16%(kWh당 19.3원) 오른 만큼, 봄철과 비교해 여름 전기요금이 2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특히 난방은 온수 매트 등 다른 에너지원을 통해 대체가 가능하지만 냉방은 전기 외에 다른 수단이 없는게 특징으로, 현재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지만 정부가 국민들에게 아무런 신호를 주지 않는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자칫 그럴 경우 국민들이 전기를 절약하지 않고 마음껏 써도 되는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얘기로 곡해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사태로 촉발된 에너지 공급망 교란 등 국제 에너지 정세 속에서 문제 원인을 정확히 찾아 진단하고, 이를 광범위하게 알려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여·야가 힘을 합쳐 가격신호(Price signal)를 통해 에너지 위기를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하고, 취약계층까지 보호할 수 있는 명확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습니다.

또한 2030 NDC(National Defence Contribution,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이행 달성의 중요성도 언급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희생이 수반되는 만큼, NDC 이행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더불어 산업·에너지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2030 NDC 목표에 다가서는 노력을 병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 정부, 2분기 인상폭 한 자릿수 검토.. 추가 자구책 발표 이후 향방

이런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올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을 한 자릿수 수준에서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는 상황입니다.

사실 이 정도 수준으로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적자·미수금 해소엔 역부족인데다, 냉방수요가 집중되는 여름철 대비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관련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최종적으로 당에서 결정할 사항이나, 늦어도 이달 내 2분기 (전기·가스)요금 결정 향방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공기업들의 추가 자구책 발표에 이어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 한전 등 재정 절감.."성과급 반납 검토", 여당 등 대응 '촉각'

당초 정부는 지난달 31일 당정협의회에서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에너지공기업의 추가적 자구노력을 촉구하는 여당 요구에 따라, 한전과 가스공사 등 자구책 점검과 함께 의견 수렴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한전과 전력그룹사가 5년간 20조 원 재정절감에 나서겠다고 한데 이어, 추가 대책요구에 대해 한전과 가스공사는 2026년까지 각각 14조 원씩 총 28조 원을 추가 절감하겠다고 밝혔고, 이행계획은 추후 여당에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또 한전은 임직원의 성과급 반납을, 가스공사도 부장급 이상의 임직원에 대해 성과급을 반납하는 것을 검토 중이나 추이는 불투명합니다.

이같은 행보에 맞물려 여당은 현재 한 자릿수 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그 수준은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5원, 가스요금은 이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한전은 2026년까지 적자 해소를 위해선 올해 kWh당 51.6원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올 1분기에는 13.1원 인상했습니다.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야만 적자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입니다.


가스요금도 2026년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올해 메가줄(MJ)당 10.4원을 인상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적게 잡아도 상반기 5.2원 인상입니다.

인상 수준이 소폭에 그칠 경우 재차 여름철 냉방수요에 따른 국민 반발 등에 3분기 인상 추진이 쉽진 않을 전망입니다.

초반 가격 수위는 관건이 되겠지만 그만큼 얼마나 요금 인상이 필요한지 당위성을 제시하는 것을 비롯해, 지속적인 요금 신호와 더불어 대국민 합의를 끌어내는 정책 노력이 이어져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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