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먹잇감 된 이 업종 '시름'…전망 좋은데 시원찮은 주가, 왜?

중국 리오프닝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유통주(株)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면세점 매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 경기 침체로 백화점 등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에 시달려서다. 그 사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가 대폭 늘어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전일 대비 600원(0.73%) 내린 8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던 롯데쇼핑의 주가는 연초 고점 대비 19.5% 빠졌다. 유통주로 묶이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연초 고점 대비 각각 13.69%, 18.19% 주가가 하락했다.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자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공매도가 몰렸다. 최근 10일인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롯데쇼핑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37.1466%로 전체 증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4일에는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51.3955%를 기록하며 전체 거래대금의 반절을 넘기도 했다.

다른 유통주도 공매도 세력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은 공매도 매매비중이 14.7566%로 코스피 시장에서 20번째로 높았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도 공매도 매매비중이 8.6094%로 코스피 시장에서 85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회복세를 보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전월 대비 36.7% 증가한 1조9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인의 해외 단체 여행은 여전히 제한돼 있지만 한중간 단기 비자 발급이 재개되면서 외국인 매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로 백화점 사업부의 부진을 꼽는다.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백화점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유입된 탓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호텔신라와 달리 면세점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거나 없는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백화점 피크아웃 우려로 백화점 중심의 면세점 사업자인 신세계와 사실상 순수 면세점 사업자인 경쟁사 간의 주가 디커플링이 나타났다"며 "올해 2분기부터 외국인 인바운드의 매출 비중 확대가 백화점 성장률의 변곡점을 만들어 양사 간의 주가 디커플링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유통주에 주가 하락을 기대하는 공매도가 몰렸지만 장기적으로 면세점 관련주는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면세점 업체들의 실적 개선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1분기에 따이궁(대리구매상) 알선 수수료율이 안정화됐고,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소비자 신뢰지수가 반등했으며 한중 항공편 증편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