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신용 안보고 빌려줘도 90% 상환… 비결은 진심"

김동찬 2023. 4. 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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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급전이 필요한 순간이 있지만 누구나 쉽게 돈을 빌릴 수는 없죠. 높아진 대출 문턱에 제도권 밖으로 내몰린 저신용자들을 품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소액생계비 대출의 경우 최저금리가 연 9.4%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날에만 1100건 넘게 신청됐을 만큼 어려운 사람이 많다"며 "기업이 어려우면 정부가 신속히 공적자금을 지급하듯 저신용자들이 다시 한번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효율적인 공적자금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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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
무이자·무보증·무담보 '3無 대출'
제도권 밖 밀려난 취약계층 품어
금융복지는 버팀목 되어주는 것
정부, 서민금융정책 적극 나서야
"누구든 급전이 필요한 순간이 있지만 누구나 쉽게 돈을 빌릴 수는 없죠. 높아진 대출 문턱에 제도권 밖으로 내몰린 저신용자들을 품고 있습니다."

13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창호 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사진)의 눈은 시종일관 반짝였다. 지난 2011년 8월 사단법인 '더불어사는사람들'을 설립한 그는 '사랑과 실천'이라는 운영철학을 토대로 12년째 취약계층에 무이자·무보증·무담보 3무(無) 대출을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의 철칙은 대출 상담자의 어떠한 신용점수도 조회하지 않는 것이다. 오직 대출 신청자가 올린 사연과 전화상담 시 느껴지는 '진심'을 신용의 척도로 삼는다. 그런데도 3무 대출의 상환율은 90%에 육박한다.

이 대표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해도 이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작 돈을 빌려놓고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며 "가장 힘들 때 믿어주고 무이자 대출을 실행해 인정해주면 시간이 오래 걸릴지언정 꼭 갚는 분들이 많다"고 높은 상환율의 배경을 전했다.

최초 대출금액은 30만원부터다. 상환기록이 성실하게 쌓이면 금액을 조금씩 늘려 최고 3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비대면 대출을 시작해 지난달까지 누적된 대출건수만 5922건, 그중 중복건수 2000여건을 제외하면 4000여명이 3무 대출을 이용했다. 누적 대출금액은 22억6499만원에 달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더불어사는사람들을 찾는 취약계층은 더 늘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에 직격탄을 맞은 한부모가정과 20대 청년들의 대출 신청이 급증했다"며 "대출건수와 대출액이 지난 2020년 각각 873건, 3억12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988건, 4억9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간혹 대출할 수 없는 경우에는 1만원을 무상으로 지원하기도 한다. 부족한 상환능력에 대출을 진행할 순 없지만 교통비 명목으로 소액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모두에게 대출해드리고 싶지만 넉넉지 않은 재원에 가끔 교통비 정도를 무상으로 지원한다"며 "그런데 교통비 지원을 받으신 분 중 약 3주 후 등기우편을 통해 현금 1만원과 손편지를 넣어 보내주신 분이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믿음'이 주는 힘이 크다"고 말했다.

더불어사는사람들만의 '포용금융'도 있다. 사연 속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신청자의 경우 더불어사는사람들과 연계한 병원에서 무상으로 치료받게 해준다. 비슷한 방식으로 MRI 촬영, 법률 서비스, 장학금, 생필품, 가발도 지원한다. 이 대표는 "금융복지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진짜 그 사람이 힘들 때 딛고 일어설 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최근 경기침체로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정부의 정책서민금융 정책이 더 적극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소액생계비 대출의 경우 최저금리가 연 9.4%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날에만 1100건 넘게 신청됐을 만큼 어려운 사람이 많다"며 "기업이 어려우면 정부가 신속히 공적자금을 지급하듯 저신용자들이 다시 한번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효율적인 공적자금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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