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전기차 속도전… 민관 협력해 급팽창 시장 잡을 묘책 찾아야

2023. 4. 1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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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차량 배출가스 규제 강화안을 공개했다.

이번 규제 강화로 203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67%가 전기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3.9%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테슬라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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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전기충전소에서 전기차가 충전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차량 배출가스 규제 강화안을 공개했다. 강화안은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등 각종 오염물질 배출 허용량을 6년간 연평균 13%씩 단계적으로 줄여가는게 골자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 생산하는 차량에 적용하는 기준이다. 이산화탄소의 경우 2032년 생산차는 2026년 생산차에 비해 56%를 줄여야 한다. 역대 가장 강력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로 평가된다. 언뜻 보면 환경보호에 초점을 맞춘 것 같지만, 실제론 전기차 구매를 더욱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기준을 맞추려면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규제 강화로 203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67%가 전기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대 중 2대가 전기차인 셈이다. 전기차의 폭발적 성장이 정책에 힘입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대목이다.

이번 규제안은 미국 안에서 팔리는 모든 차량에 적용되는 만큼 우리 업계도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앞으로 전기차 제조 판매를 빠르게 늘려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따라가기가 버겁다.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3.9%에 불과하다. 내연기관차 비중이 여전히 크다. 우리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반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테슬라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가격으로 승부하는 모양새다.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을 각각 5000달러(약 656만원)씩 인하했다.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 2위인 포드는 내연기관차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미국의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훨씬 빨라지고 있다. 가히 속도전 양상이다. 시장은 급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기업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기업의 신속한 대응이 어느때보다 절실해졌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영원히 전기차 후진국이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미래차 대변혁의 물결에 지체없이 올라타 기회를 잡아야 한다. 범국가적 지원은 당연하다. 기업은 혁신에 전념하고, 정부는 연구개발(R&D), 세제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 민관이 힘을 합쳐 가속페달을 밟으면 세계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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