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라면 분기 수출, ‘2억 달러’ 첫 돌파…K라면의 질주는 계속된다
이어서 이티 콕입니다.
끓는 물만 있으면 뚝딱, 수 분 내로 꼬들꼬들한 면발이 입 안으로 들어옵니다.
다른 것도 필요 없습니다.
김치만 있으면 일류 요리가 부럽지 않습니다.
올해로 출시 60주년을 맞은 한국 라면.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데요.
국내보다도 해외에서 그렇습니다.
지난 1분기 라면 수출액이 처음으로 2억 800만 달러, 우리 돈 약 2,700억여 원을 넘어섰습니다.
["완전 맛있다. 정말 맛있네."]
세계인에게 통하는 이른바 '맛의 보편성'을 확보한 겁니다.
마치 혀에 불이 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맛있게 맵다”며 웃고.
한국의 매운 라면 먹기에 도전하는 이른바 ‘파이어 누들 챌린지'는 세계적 이벤트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관련 유튜브 영상만도 100만 개가 넘을 정도입니다.
한국 라면의 이같은 질주 뒤엔 한국 콘텐츠가 든든한 배경이 돼주고 있는데요.
영화 '기생충'에 이어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더 글로리' 등에도 라면이 나옵니다.
더 글로리의 경우 등장 인물 가운데 한 명이 특히“라면을 좋아하는 원장님 아들”로 나옵니다.
이런 더 글로리는 지난달 2주 연속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드라마에 올랐습니다.
라면의 원조는 일본.
1972년 일본 나가노현 아사마 산장에서 벌어진 희대의 인질극 당시 특공대원들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장면이 일본 전역에 생중계 됐습니다.
일본 식품업체 닛신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컵라면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삼양식품은 닛신에 라면 제조 기술 전수를 부탁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결국 닛신의 당시 경쟁사였던 묘조식품의 도움을 받아 한국 최초의 라면을 출시하는데 성공했는데요.
이 때가 1963년 9월 15일 한국 라면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 최근 출시된 라면 잠시 보실까요?
연한 분홍색 디자인에, 전면부엔 한글로 쓰여진 상품명이 눈에 띕니다.
하단 왼쪽엔 캐릭터, 오른쪽엔 조리된 제품 이미지를 넣었는데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한국에서 수입된 컵라면 종류로 오해하기 쉬워 보입니다.
공교롭게 이 라면을 출시한 건 일본 인스턴트 라면을 처음 만들었던 바로 그 '닛신', 삼양식품의 부탁을 거절한 장본인이었습니다.
한국 라면의 달라진 위상이 느껴지시죠.
라면에는 우리 현대사의 한 자락이 오롯이 녹아 있습니다.
“배고픈 시절에 나타나” “경이로운 행복감을 대량 공급”했고 “그 맛의 놀라움은 장님의 눈뜸과도 같았다".
소설가 김훈의 라면 예찬입니다.
한국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2020년 기준 79.7개로,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값이 싸고, 만들기 쉽고, 맛도 좋다는 측면에서 라면의 경쟁력은 충분해 보입니다.
게다가 라면업계는 요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프리미엄 라면을 출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K 라면의 질주, 기분 좋고 건강한 방향으로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이티콕이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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