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ㆍ혁신기업] PC·노트북서 기업용 솔루션까지… 파트너와 함께 크는 `글로벌 강자`
IT성숙도 높은 韓, 장기적인 투자 계획
협업 파트너 4년새 44% 증가 5700여곳
델 매출성장보다 판매장려금 증가 높아
"AI·사이버보안 등으로 사업영역 넓혀가"
"한국은 정보기술(IT) 성숙도가 높은 지역이자 파트너 생태계도 활성화된 시장이다. 델에게 있어 한국은 매우 중요한 곳이며, 한국 파트너들을 위한 투자도 장기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티앤 벵 응(Tian Beng Ng) 델테크놀로지스 APJ(아시아태평양·일본) 채널 총괄 수석부사장은 최근 본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델의 APJ지역 파트너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그는 한국 파트너사들의 질적·양적 성장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델테크놀로지스는 PC·노트북 등 소비자 제품부터 서버·스토리지 등 기업용 솔루션까지 컴퓨팅 분야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강자로 군림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최근에는 DX(디지털전환)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파트너들과 손잡고 ITaaS(서비스형 IT) 확산에 나서고 있다.
◇사업 안정성으로 파트너십 지속가능성 높여= 델은 지난달 발표한 연간 실적에서 월가 우려를 불식시키며 선방했다. 지난 2월 3일 마감된 델 2023 회계연도 실적은 매출 1023억100만달러(약 132조9913억원), 영업이익 57억7100만달러(약 7조5023억원)다. 매출은 1% 늘어 전년과 비슷했으나 영업이익이 24% 증가했다.
기업용 솔루션 사업을 맡는 ISG(인프라솔루션그룹) 부문이 8분기 연속 성장세로 실적을 견인했고, 소비자 제품을 판매하는 CSG(클라이언트솔루션그룹)부문은 경기침체 여파가 있었지만 시장보다 실적 감소폭을 줄였다. 티엔 벵 응 수석부사장은 이런 안정성을 델의 강점이자 파트너들에 제공하는 가치로 꼽았다. 세계적 경기한파와 공급망 불안 속에서도 델의 엔드 투 엔드 포트폴리오와 공급망 관리 능력은 견고함을 잃지 않는다.
그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파트너들도 규모를 갖추고 안정적인 벤더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델은 CSG와 ISG 모두 대부분 영역에서 시장점유율 1위다. 완결성을 지닌 포트폴리오는 파트너들에 폭넓은 선택지뿐 아니라 여러 벤더를 찾아다닐 필요 없도록 사업 편의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델의 파트너사 수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티타늄·플래티넘·골드 등 델의 인증을 받고 협업하는 메탈 파트너는 2019년 전세계 3949곳에서 현재 5700여 곳으로 약 4년 사이 44% 증가했다. 국내 메탈 파트너 수는 같은 기간 100% 늘어나며 더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티엔 벵 응 수석부사장은 "델의 매출 성장세보다 델이 파트너들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의 증가폭이 더 크다. 팬데믹 때 파트너사의 온라인 사업을 위해 DSC(델솔루션 컨피규레이터)를 내놓는 등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며 "특히 한국의 경우 파트너 비즈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다"고 밝혔다.
◇파트너 생태계 바탕으로 구독형IT 확산= 세계적으로 DX가 가속화되면서 IT 복잡성 증가가 화두로 떠오른다. 다양한 클라우드를 섞어 쓰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대세가 됐을 뿐 아니라 비용·관리 등의 문제로 일부 워크로드를 온프레미스로 재전환하는 클라우드 송환(Cloud Repatriation) 사례도 나오고 있다.
델은 더욱 다양해지는 고객 니즈를 포괄적인 포트폴리오로 대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에이펙스(APEX)'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델로부터 서버·스토리지나 HCI(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 데이터 보호 솔루션 등 IT인프라를 빌려 쓰고 관련 서비스도 받는 구독형 서비스다.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의 장점을 취사선택해 델이 내놓은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델은 파트너사들도 고객에게 단순히 솔루션을 전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파트너 정책을 재정비하면서 에이팩스 판매장려금을 배로 늘렸다. 파트너사들이 PoC(개념검증)모델을 만들어 고객에 고유의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도록 솔루션센터를 제공하고 있고, 파트너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세분화해 밀도를 높였다. 올해도 파트너들과 함께 에이펙스 시장 확대에 힘을 쏟는다.
티엔 벵 응 수석부사장은 "많은 고객이 IT지출을 CAPEX(자본적지출·설비투자)에서 OPEX(수익적지출·운영비용)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파트너들 또한 이런 수요를 아는 만큼 반응이 좋고 기대도 큰 것 같다"며 "파트너사가 자체 역량을 에이펙스에 녹여 더 높은 수익성을 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고, 에이펙스 판매장려금 자체도 기존 솔루션들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ESG도 새로운 시장 기회= 델이 파트너들과 함께 주목하는 또 다른 주제는 ESG다. 실제로 지난 회계연도에 ESG 관련 고객 상담·요청 건수가 300% 늘어났다. 델은 친환경적이고 전력효율을 높이는 그린데이터센터 관련 솔루션 개발·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또 '2030을 향한 목표(2030 Moonshot Goals)' 전략을 수립해 소비자 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극 활용한다. 타사 IT기기·장비까지 회수해 안전하게 가치를 재생산하는 ARS(자산회수·재활용서비스)도 대표적인 ESG 프로그램으로, 이를 수행하는 파트너들에 7%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델은 핵심 비즈니스 성장·현대화를 추진하면서 파트너들과 협업을 강화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오는 5월 22일부터 25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례행사 '델테크놀로지스월드'도 개최, 글로벌 IT기술·트렌드를 공유하고 고객과 파트너에게 교류의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티엔 벵 응 수석부사장은 "델은 AI(인공지능)와 사이버보안 등으로 사업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혁신기술 적용이 빠른 한국시장에선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8개를 탑재해 출시한 파워엣지 서버 신제품의 성과도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고객과 파트너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에이펙스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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