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부터 현대차까지 ‘몸값 낮추기’…‘신차 67% 전기차’ 경쟁 [3000만원대 전기차가 온다]
‘반값 전기차’ 출시 경쟁도…폭스바겐·GM 가세
현대차·기아, 캐스퍼EV·EV3·레이EV 출격 대기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각국 정부가 도입했던 보조금 정책이 축소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차량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향후 몇 년 내 3000만원대 ‘반값 전기차’ 출시까지 예고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보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단 판단에서다. 주행거리와 신기술을 중심으로 초기 전기차 경쟁이 전개됐다면, 앞으로는 ‘가격’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내 전기차 판매 가격을 2~6% 인하했다.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 인하다. 세단형 전기차 ‘모델3’의 두 버전은 1000달러(약 133만원), 크로스오버 ‘모델Y’는 2000달러 인하했다. 고급형인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은 각각 5000달러 인하했다.
최근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부안을 발표하며, 테슬라 일부 차종이 세제 혜택을 온전히 받기 어렵게 되자, 차량 가격을 인하해 충격을 상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뿐 아니라 각국도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다. 독일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상한액을 6000유로(약 875만원)에서 4500유로로 삭감했다. 내년엔 3000유로로 더 내린다. 중국, 영국, 스웨덴 등은 전기차 구매자에게 주던 보조금 혜택을 폐지했다. 한국도 연비·주행거리에 따른 ‘성능보조금’ 상한을 6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췄다.
이에 테슬라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유럽, 한국 등에서도 차량 가격을 인하했다. 선도 업체인 테슬라가 가격 인하에 나서자 미국 점유율 2위인 포드도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최대 8.8% 인하했다. 10만 달러가 넘는 고급 전기차를 판매하는 미국의 스타트업 루시드도 가격 인하 경쟁에 합류했다. 중국 1위 전기차 기업인 BYD도 주력 세단 ‘씰’ 등의 가격 할인에 나섰다.
업계는 전기차의 가격 인하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가 절반 가격의 전기차 출시를 앞두는 등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부는 최근 2032년까지 자국 내 판매되는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채우도록 하는 규제안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 보급 확대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승용차 신차의 전기차 비중은 5.8%에 불과했다. 이를 10년 안에 10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미국 정부 목표다. 아직 내연기관차 중심의 시장을 전기차 위주로 ‘대전환’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라인업과 파격적인 가격 인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부터 3년 내 3000만원대의 이른바 ‘반값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테슬라 차량 중 가장 작은 크기의 ‘모델2’(가칭)가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가 금속인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고,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용해 가격을 낮췄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폭스바겐은 최근 전기차 콘셉트카 ‘ID.2all’을 공개했다. 2025년 양산 예정인 이 차량의 가격은 2만5000유로(약 3600만원) 미만으로 예상된다. 최대 450㎞ 주행거리(WLTP 기준)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제너럴모터스(GM)는 올가을 3만 달러 대 전기 SUV인 쉐보레 ‘이쿼녹스 EV’를 출시할 예정이다. 볼보 역시 기존 차종보다 저렴한 소형 사이즈의 신형 전기차를 올해 말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기아는 소형 전기 모델인 ‘EV3’를 내년부터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캐스퍼 EV’, 기아 ‘레이EV’ 등 경차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364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 글로벌 전기차 3위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다. KG모빌리티는 중국 BYD 배터리를 탑재해 토레스 전동화 모델 ‘토레스 EVX’의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국내 업계도 향후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가격 절감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학진 LG에너지솔루션 팀장은 지난 12일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배터리 세미나(NGBS) 2023’에서 “2030년 전기차 시장을 보면 프리미엄 모델 비중은 19%에 그치고, 보급형(66%)과 저가형(15%) 모델이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배터리 가격을 더 낮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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