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 칼럼] 尹 1년, 이제부터 입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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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확실하게 반등한 건 딱 한 번이다.
이념지향에 따른 시각차가 크지만 어쨌든 보수정부로선 해야 함직한 일들이다.
다시 말해 스타일에 따른 잦은 사달을 참아내게 할 핵심요인은 확실한 국정능력이라는 뜻이다.
경험적으로 얘기하자면 검찰은 목표지향성이 높고 법적·논리적 인과관계 파악에는 능해도 현실세계의 숱한 변인을 두루 살피는 데는 일반 직장인들보다도 익숙지 않은 직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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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0%의 마음을 얻지 못한 지난 일 년
친정체제 구축 과정에서 숱한 분란만 노출
확실한 국정능력으로 보수정부 가치 보여야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확실하게 반등한 건 딱 한 번이다. 강성노조에 대한 ‘법적·원칙적 대응’ 때다. 이외에도 한미일 관계복원 및 정상화 시도, 원전 생태계 복구 등 평가할 분야는 꽤 있다. 이념지향에 따른 시각차가 크지만 어쨌든 보수정부로선 해야 함직한 일들이다. 그런데도 윤 정부를 마땅치 않아 하는 국민이 여전히 열 중 일곱이다. 도대체 왜.
분석과 진단은 넘치도록 나와 있다. 독선, 불통, 정제되지 않은 언어와 메시지, 주변 문제, 인사 논란, 무리한 당 장악 시도 등…. 반등의 고비 때마다 이런 일들이 번번이 지지율을 주저앉혔다. 집권 초부터 숱하게 지적됐는데도 유사한 양상이 반복됐다.
하지만 스타일과 관련한 이런 문제들은 부차적이다. 관련해서 얼마 전 이준석 전 대표의 절묘한 비유에 무릎을 친 적이 있다. ‘욕쟁이할머니 식당’이 잘 되는 건 찰진 욕 때문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맛없으면 욕먹으면서 찾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스타일에 따른 잦은 사달을 참아내게 할 핵심요인은 확실한 국정능력이라는 뜻이다.
불행히도 낮은 지지도의 가장 큰 이유가 이 능력에 대한 회의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부정평가자의 절반 이상이 국정능력 전반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들었다. 무릇 국정능력이란 사전조사, 기획, 입안, 여건 조성, 시행, 사후 설득 및 보완 조정을 총체적으로 포괄하는 개념이다. 문제는 현 정부가 시행만 급할 뿐 나머지는 대체로 간과하는 인상을 준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정부의 정책능력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시대적 전환의 의미를 지닌 일본 강제징용 해법 제시와 나름 일리 있는 노동시간 유연화 시도 등이 다 같은 맥락이다. 급하게 던졌을 뿐 납득을 위한 분위기 조성과 성의 있는 설득 및 소통은 체감키 어려웠다. 소통이란 건 치밀한 준비의 결과물이다. 불통으로 매양 비판받는다는 건 용의주도한 주변작업이 제대로 수반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돌출사안이어서 다르긴 해도 미국의 도·감청 의혹에 관한 대응 역시 딱하긴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 밝혀질 진상에 따라 적절히 조치하겠다”고 했으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벌면서 다른 국가들의 대응에 맞춰 나가면 될 일이었다. 이걸 “미국의 악의는 없고 조작 가능성도 크다”고 스스로 입지를 좁혀 버렸다. 남는 건 짜증과 버럭뿐이다. 크게는 다 정책훈련이 안 된 탓이다.
윤 대통령 대학 스승의 검찰중시 인사를 능력주의로 긍정한다는 인터뷰를 봤다. 착각이다. 경험적으로 얘기하자면 검찰은 목표지향성이 높고 법적·논리적 인과관계 파악에는 능해도 현실세계의 숱한 변인을 두루 살피는 데는 일반 직장인들보다도 익숙지 않은 직군이다. 그래서 전망은 밝지 않다.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윤 대통령의 목표는 분명했다. 일사불란한 친정체제 구축이 그것이다. 이준석 내치기, 이상민 지키기, 검찰출신 대거기용, 김기현 당대표 만들기로 얼추 완성됐다. 그렇게 갖춘 획일적 국정운영체제로 어떤 국정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우파의 현실가치는 안정적 정책능력이다. 앞으로 이걸 확인시켜 주지 못하면 떠나는 중도층의 마음을 되잡기는 어렵다.
경제 회복에 노동·교육·연금개혁, 대북문제와 미중일 관계 등 윤 정부의 실력을 보여야 할 급박한 난제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전 정부 책임이나 이재명 효과에 기댈 시기도 지나고 있다. 일 년을 반추하면서 두렵고 겸손하게 새로운 앞날을 준비하기 바란다. 이제부터가 진짜 입증의 시간이다.
이준희 고문 jun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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