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참여형 택배' 국내 첫 시도 … 대학생 80% "직접 해보고 싶어"
정보기술(IT) 발전으로 물류 혁신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철도와 연계한 '스마트 택배 서비스'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대중교통을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앞으로 서비스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무엇보다 기존 퀵서비스보다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달 사고 문제 등 '스마트 택배 서비스'를 둘러싼 위험 요인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가 이 서비스의 신뢰도를 높이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뢰도가 높아진다면 젊은 층을 시작으로 서비스 이용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산 지하철 2호선에 들어설 예정인 '스마트 택배 서비스' 는 상대적으로 디지털 접근성이 높은 젊은 층이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의 주된 매개체가 지하철 역사 내 자리한 스마트 로커와 연동된 애플리케이션(태그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업을 추진 중인 부산교통공사와 휙비트가 내부적으로 진행했던 사전 설문조사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지역 내 대학생 비율(설문 참여자 기준)이 80%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경제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부산 지하철에서 먼저 시작하는 도시철도 연계 '스마트 물류 서비스' 이용료는 기존 퀵서비스 시세보다 최대 50% 가까이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오토바이 퀵서비스는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방식으로 발송인이 원하는 장소까지 소화물을 수 시간 내에 가져다주는 대신, 비용이 수만 원대로 높게 책정돼 있다. 반면 이 서비스는 비용이 퀵서비스보다 한참 낮은 대신, 지하철 역사 간 스마트 로커에서 로커로 전달되는 형태여서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층이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운송인에 대한 보상은 지하철 편도비 수준에서 책정되는 안이 거론된다. 다만 현금 지급이 아닌 '디지털 토큰' 형태로 보상이 이뤄지는데, 토큰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시 태그로 앱과 연동된 '마이비' 교통카드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고, 부산 지역화폐는 물론이고 바우처 카드와 연계해 쓸 수 있는 등 활용처가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휙비트 관계자는 "지하철과 연계해 '실버택배 네트워크'를 활용한 지하철 퀵서비스라는 선례가 있지만, 이번 사업처럼 공공이 주축이 돼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 누구나 소화물을 나르고 대중교통 요금에 준하는 보상을 받는 형태는 태그로가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에서 운영 중인 지하철 실버택배는 택배 중개업체로 소화물 운반 접수가 들어오면 운송인이 건당 수수료를 받고 지하철을 이용해 택배 업무를 봐주는 서비스 형태인데, 주로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받는 노년층이 운송인으로 일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사업 활성화를 가로막을 수 있는 위험요인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도시철도 연계 스마트 물류 서비스를 놓고 일각에선 운송인이 고가 물품 등을 습득하고 운송하지 않거나, 배달 도중 물품을 도난·파손할 수 있는 등 택배 사고를 염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비대면 택배 서비스라는 점에서 마약류 등 거래 금지 물품이 오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휙비트 측은 "기존 소화물 물류 서비스 시장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유형으로, 실명 인증·보험 가입 등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와 별개로 민간 퀵서비스 시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네이버는 2020년 11월 배달 대행 서비스 '생각대로' 운영사이자 국내 퀵서비스 시장에서 80% 이상(업계 추산)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인성데이타에 약 400억원을 투자해 작년 말 네이버 사업보고서 기준 인성데이타 지분 9.3%를 보유 중이다. 현재 네이버는 배달업계 진출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칭 'N배달'이라는 서비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2021년 6월부터 퀵서비스 중개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최대 택시 호출 앱인 '카카오T'는 소화물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퀵 전문 운송인이 배차되는 퀵·배송 대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관련 업계에선 국내 퀵서비스 시장 규모를 약 4조원대로 보고 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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