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 임영웅, 온라인엔 침착맨…제주 프런트가 구독자 212만명 유튜브에 제주+K리그 홍보한 사연

윤진만 2023. 4. 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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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침착맨 유튜브 영상 캡처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4월초 K리그판을 수놓은 키워드는 유명 가수 임영웅이었다.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 시축자로 나선 임영웅의 존재로 유료 관중 집계 최다인 4만5007명의 관중이 들어차 A매치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축 역제안, 축구화 공연, 팬클럽 영웅시대의 관중석 청소' 등 수많은 미담이 끊이질 않았다. K리그 축구팬들이 "임영웅님, 내가 응원하는 팀에도 와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스타 한 명이 K리그에 미치는 선한 영향력을 실감했던 일주일이었다.

'임영웅 시축'에 가려져 크게 화제가 되진 않았지만, 임영웅이 상암을 찾기 사흘 전 K리그와 관련된 이슈로 온라인이 시끌시끌했다. 구독자 212만명을 자랑하는 '침착맨'이 K리그1 클럽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황색 홈 유니폼을 입고 방송을 촬영한 모습이 축구팬들에게 포착됐다. 유니폼 뒷면엔 침착맨이란 이름과 등번호 7번도 새겨졌다. 별명 침착맨으로 활동하는 웹툰 작가 이말년은 5일 개인방송에서 한 시청자의 사연을 담담히 읽어내려갔다. 자신을 K리그 제주에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 구독자는 편지에 "저는 몇 년 전 당신의 채널 구독을 취소할 뻔했다. 당신의 안티가 될 뻔했다.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당신의 말 때문이었다. 기억나나?"라고 적었다.

사연은 이렇다. 침착맨은 과거 배성재 캐스터가 진행하는 한 라디오에 출연해 K리그와 관련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제주에는 K리그 팀이 없다"고 말했다. '전북 스틸러스', '수원에도 팀이 하나가 있다'는 실언에 이어 제주 구단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 침착맨의 '열렬한 팬'인 제주 구단 홍지현 프로와 언론홍보담당 원일권 프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항의를 가장한 홍보 편지를 침착맨에게 보냈다. 그는 "이제는 어느 정도 연차가 되어 유니폼을 선물로 보낼 수 있게 됐다. 혹시나 제주도에 올 일이 있다면 우리 경기 구경 와달라. 재밌는 경기로 진정 K리그에 빠져들게 할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연을 접한 침착맨은 유니폼을 직접 입었다. "(저같은)아저씨들에게 귤색이 잘 안 받는다"고 툴툴대면서도 "축구할 때 입으면 되겠네. 감사하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비축구팬들은 자연스럽게 제주를 연고로 하는 구단의 존재, 제주 유니폼 컬러를 접했다. 나아가 구독자 212만명인 콘텐츠 채널에 K리그를 홍보했다.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제주 프런트의 숨은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2일 울산과 K리그1 5라운드 홈경기가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700만 이상의 글로벌 팔로워 풀을 보유한 숏폼 인플루언서 벤 블랙이 찾았다. 블랙이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협업으로 K-스포츠를 비롯한 한국의 매력을 홍보하던 차에 제주와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됐다. 축구 크리에이터 '더투탑'과 '티아고킴'과 동행한 블랙은 제주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배려 아래 단순한 직관을 넘어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으로서 K-스포츠와 어우러져 즐기는 경험을 숏폼 및 영상 콘텐츠('나는 섬에서 축구 경기를 보았다')로 제작했다. 제주의 모기업 SK가 적극 추진 중인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홍보도 녹여내 일석이조의 효과를 냈다. 제주 관계자는 "콘텐츠에는 국경이 없다. 글로벌 축구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K리그와 연고지 제주도의 다양한 매력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제주를 주목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홍보의 다양화를 위한 방법을 찾아내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올시즌 K리그는 관중 호황을 누리고 있다. K리그1 평균관중이 1만1473명이다. 신나는 축구와 스타 선수, 여기에 K리그 프런트의 숨은 노력이 곁들여졌기에 가능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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