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문동주 160㎞ 반가운 일, 그런 투수 더 많이 나와야”
한화 문동주의 시속 160㎞ 강속구는 잠실에서도 화제에 올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13일 키움전을 앞두고 전날 문동주가 국내 투수 최초로 시속 160㎞의 벽을 넘어선 것에 대해 “국내 투수들 구속은 앞으로 더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저희가 현역으로 뛰던 때만 해도 140㎞ 정도면 공이 빠르다고 했는데, 지금은 150㎞ 이상은 던져야 한다”면서 “갈 수록 그런 투수들이 더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감독은 “타팀이지만 그런 좋은 투수들이 계속 나오고, 상대로 하고 또 이겨내야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젊은 파이어볼러들이 계속해서 나와야 리그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누구든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나라 선수들을 봐도 처음부터 160㎞을 던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훈련에 따라, 신체 트레이닝에 따라 급성장할 수 있는 자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있지만, 한국도 (구속 면에서) 정체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4~5년 전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스피드가 올라왔다. 계속 발전하고 있는 단계로 본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KBO리그도 꾸준히 투수들의 구속이 오르고 있다. 2014년 141.0㎞에 그쳤던 KBO 투수들의 직구 평균구속은 지난시즌 144.2㎞로 올랐다. 2021시즌과 비교하면 1년 동안에만 1.3㎞가 올랐다. 이 감독은 곽빈, 김동주 등 두산의 젊은 투수들에게도 기대를 표시했다. 얼마든지 구속 상승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이날 리그 최고의 선발 키움 안우진을 만난다. 구속에서 문동주와 첫 손가락을 다투고, 전체적인 완성도에서는 훨씬 앞선다.
이 감독은 안우진에 대해 “최고의 투수지만 분명히 실투는 나올 것”이라며 “공략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감독은 “찬스가 많이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한 번 오는 찬스를 놓치지 않도록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키움 선발로 나선 최원태를 상대했을 때처럼 ‘발야구’를 활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안우진은 견제 능력도 슬라이드 스텝도 좋다”면서 “섣불리 예상하고 들어갔다가, 그렇게 안되면 오히려 더 당황스러울 수 있다. 경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두산은 전날 등판할 예정이다 미세먼지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공을 던지지 못했던 김동주를 이날 그대로 선발로 내보낸다. 키움이 전날 선발 예정이던 장재영 대신 안우진을 내보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감독은 ‘외국인 1선발 라울 알칸타라는 고려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오늘 안던지면 등판이 너무 뒤로 밀릴 수 있으니 순리대로 가려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김동주 컨디션이 좋다. 젊은 선수니까 국내 최고 투수와 붙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기든 지든, 김동주가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으니 한번 맞붙여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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