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산자물가 3년來 최대폭 하락…인플레 둔화 속도
3월 PPI도 시장에 긍정신호
연준 3월 FOMC 의사록 공개
"美 침체 탈출 2년 걸릴 것"
일부선 금리인상 중단 제시
'5월 마지막 금리인상' 힘실려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가 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전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둔화되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3월 PPI가 전월보다 0.5%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최대폭의 하락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PPI는 지난달 2.7% 증가하며 월가 예상치인 3.0%를 하회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보다는 높지만, 물가가 지난해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개선된 수치다. 실제 2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했다.
도매 물가인 PPI는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물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선행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PPI가 3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다는 수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 해소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PPI는 지난달에도 0.1% 하락했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보다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낮은 수치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4% 오르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전날 3월 CPI가 2021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5.0%의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통계가 발표된 데 이어 PPI에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인되면서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지 주목된다. 다만 헤드라인에 비해 근원물가가 생각만큼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같은 날 발표된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주 만에 처음으로 늘어난 23만9000건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1만1000건 증가한 것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청구가 급증했다.
블룸버그는 "인플레이션 관련 수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3월 FOMC 회의록에서 올 하반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간 밝혀온 "침체는 없다"는 입장을 "올 하반기 가벼운 경기 침체(Mild Recession)가 시작될 수 있다"로 공식적으로 바꾼 것이자,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처음 인정한 것이다. FOMC는 지난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13일이 지난 23일 열렸다.
연준 위원들은 당시 회의록에서 하반기 침체 진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2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전망하면서도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았다는 얘기다. 당시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는 SVB발 금융위기의 전염 가능성을 염려하며 잠정적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선택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매파 위원들은 "은행 위기는 연준이 연방정부와 긴급 대응에 나선 만큼 상황이 개선됐고 단기간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었다"는 반론을 폈다. 결국 회의에서는 당시 6%에 달했던 인플레이션율을 2%대로 잡는 게 우선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기준금리 상단을 5%로 끌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당시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 의견이 있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대를 훌쩍 뛰어넘는 경제 데이터에 따라 금리 동결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 의지를 확인한 만큼 다음달 3일 FOMC에서 이번 긴축 사이클의 '마지막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3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4.07%에서 순식간에 3.8%대로 급락한 뒤 3.9%대에서 멈췄다.
[진영태 기자 /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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