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최대주주 손정의… 美상장 앞두고 몸값 올리기 나서
38조원 들여 ARM 인수했는데
매각 못하고 나스닥상장 선회
투자금 회수 출구전략 나선듯
소뱅, 알리바바 지분 대거 정리
인텔과 ARM이 파운드리 동맹을 맺은 배경에 ARM 최대주주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큰 그림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영국 기업 ARM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미국 기업 인텔과 손잡고 흥행 몰이와 수익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는 해석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ARM을 이르면 올 3분기 나스닥에 상장한다. ARM은 모바일 기기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시장에서 90%를 점유하고 있는 독점 기업이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234억파운드(약 38조3600억원)에 매입했는데 재매각과 기업공개 모두 여의치 않게 되면서 그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다.
ARM은 2024년부터 퀄컴을 비롯한 반도체 설계 기업인 팹리스에는 설계 자산 라이선스를 주지 않고 기기 제조사에만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다양한 응용 설계도 막기로 했다. 이는 수익 구조 때문이다. ARM의 직전 분기 매출액은 7억4600만달러로, 이 가운데 설계 자산 라이선스(3억달러)보다 모바일 제조사가 판매할 때마다 받는 로열티(4억4600만달러) 비중이 더 크다. 고객사가 온전히 ARM 설계를 써야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인텔이 최적의 파트너다. 미국 반도체 대표 기업 인텔은 파운드리를 토대로 스마트폰 제조사에 다양한 모바일 칩을 공급하는 개방형 전략을 세운 상태다.
소프트뱅크는 ARM 몸값을 높여 상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현금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FT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올해 들어 72억달러 규모로 알리바바 주식을 매각했다. 작년 290억달러에 이은 대규모 매도다. 이에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율은 2014년 34%에서 현재 3.8%로 급감했다.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서두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워싱턴서비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1년2개월간 매각한 알리바바 평균 주가는 주당 92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던 317달러에 비하면 3분의 1 토막이 난 수준이다. ARM 상장에 앞서 알리바바 투자금을 회수해 먼저 손실을 보전하려는 움직임이다. 비전펀드는 지난해 6조2000억엔(약 61조원) 손실을 본 바 있다.
[실리콘밸리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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