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도, 대기업 간판도 안통해 … 얼어붙은 리츠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4. 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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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비용부담 크고
부동산 투자심리 얼어붙어
상장리츠 23개 올해 수익률
7종목 빼고 전부 마이너스
삼성·한화리츠 지지부진
"우량자산 매입 기회" 의견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 불안에 국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관련 상품 수익률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안정성을 내세우며 상장을 강행한 대기업 리츠도 줄줄이 흥행에 부진한 모습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리츠 수익성이 높아지고 주가도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KRX 리츠 톱10 지수(-5.12%), KRX 리츠 인프라 지수(-0.61%)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23개 리츠 중 상승 종목은 케이탑리츠(8.14%), NH프라임리츠(3.71%), 제이알글로벌리츠(3.56%), 코람코더원리츠(2.81%), 미래에셋맵스리츠(1.44%) 등 7개에 불과했다.

리츠는 투자자금을 바탕으로 부동산이나 부동산 지분 등에 투자해 나온 수익을 배당하는 구조인데, 최근 부동산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함께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한 여파로 비용 부담이 커졌고 레고랜드 사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감까지 더해지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유동성 위기 악재까지 겹쳤다. 국내 리츠는 글로벌 리츠에 비해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리츠 상장지수펀드(ETF) 중 'ACE 싱가포르리츠'(12.82%), 'KBSTAR 글로벌데이터센터리츠나스닥(합성)'(9.59%) 등은 상승했지만, 국내 리츠를 담은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채권TR KIS'(-1.24%)는 하락했다.

냉각된 분위기 속에서 국내 대기업 오피스 자산을 담보로 안정성을 내세운 한화리츠와 삼성FN리츠가 최근 상장에 나서며 주목을 받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삼성그룹의 첫 리츠인 삼성FN리츠는 '알짜 부동산'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 대치타워와 시청역 인근 에스원빌딩을 내세우며 시장의 기대감을 모았다. 한화리츠는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보유 빌딩의 임대료로 매년 6.85% 배당을 약속했다. 하지만 두 리츠 주가는 공모가 부근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리츠들의 대출 금리가 연 5%대로 높고, 한화리츠에 여의도 63스퀘어 등 핵심 자산이 편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고금리 시기에 상장했기 때문에 리파이낸싱을 하면서 대출 금리가 낮아지고 배당수익률이 높아져 투자자 입장에선 좋을 것"이라며 "63스퀘어의 경우 우선매수협상권을 가지고 있어 향후에 편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내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지고 국내 리츠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금리 인상기에 리츠 가격이 조정을 받았지만 부실 물건을 정리하고 우량자산을 매입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앞으로 임대료가 같이 상승하면서 배당에도 반영되고 주가 역시 회복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투자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리츠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의 주가배당가능이익(P/FFO) 평균은 16배 수준으로 미국(20배)이나 일본(19배)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며 "작년 물가 상승률이 올해 임대료 수익에 반영되고 부동산 펀드 등의 만기가 도래해 반드시 매각해야 하는 부동산에서 거래가 발생하면서 가격 대비 투자 순수익인 '캡 레이트'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자산 편입에서 경쟁력이 있고 금융비용 상승 위험이 제한적인 SK리츠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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