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분리징수 여론 비등한데..KBS "전기료에 포함 적법" 되풀이
전기료에서 KBS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자는 국민 여론이 비등하고 있지만 KBS는 여전히 전기료에 포함된 현재 징수방식이 "매우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KBS를 보지않는 시청자들이 왜 수신료를 강제로 내야하는지 뚜렷한 설명보다는, 수신료의 당위성과 분리징수시 수입구조가 취약해질 것이라는 기존 논리를 되풀이했다.
오성일 KBS 수신료국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아트홀에서 열린 수신료 분리 징수 논란 관련 설명회에서 "분리 징수를 통해 사실상 징수 기반이 취약해지면 실질적으로 KBS의 수입이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내부 추산으로 (KBS의) 수익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비용은 2배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국민제안'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토론에 부쳤던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안건'에서 96.5%의 답변이 분리 징수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민제안 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친 후 KBS 수신료 징수 개선안을 관련 부처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S 수신료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이슈는 아니다. 방송법에 따르면 수신료 징수 대상은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이지만, 실제 수상기 소지 유무와 관계없이 전 국민이 수신료를 부담하는 사실상의 '세금'이라며 비판 여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6년 수신료 '강제 징수'는 위헌이라는 한 시민단체의 헌법소원 청구에 헌재는 "위헌이 아니"라며 각하했고, 2016년 또 다른 시민단체가 제기한 '수신료 분리 고지 거부처분 취소소송'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KBS는 이날 설명회에서도 현행 수신료 제도의 당위성을 재확인했다. 최선욱 KBS 전략기획실장은 "KBS 운영 비용은 연 1조4000억~1조5000억원 규모인데, 수신료가 약 45%를 차지한다"며 "수신료 수입과 함께 국민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상업적 재원 (확보를) 병행하는 교차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신료 분리 징수가 현실화 시 대안으로는 "국민 부담을 드리지 않으면서도 덜 상업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고, KBS의 자산을 활용하는 등 여지도 고민해야 하겠지만 그마저도 제도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시청자들이 체감하지 못하지만, 국가 안보와 공공이익 차원에서 KBS가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부분을 감당해 왔는데, (분리 징수 현실화 시) 이런 부분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디어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른 나라의 미디어 기업마저 공격적으로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잘 수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기료 포함 징수의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오 국장은 "수신료 제도를 없애지 않고 유지한다는 전제라면, 효율적이고 형평성 있게 징수하는 게 맞다"며 "그런 면에서 한전에 위탁한 징수 제도는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매우 뛰어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여론의 호응과 정부의 의지를 고려하면 당분간 TV 수신료 징수 방식의 개선 논의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확산 등의 흐름 속에서 '공영방송의 효용을 느끼지 못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영국 BBC의 2028년 수신료 폐지 추진을 비롯해 프랑스와 일본의 FTV와 NHK도 관련 논의가 개시되는 등 글로벌 환경 역시 KBS에 우호적이지 못하다. 아울러 수신료 보장이 'KBS의 방만 경영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이에 국민제안 권고안이 확정되면, 제도 변경 요구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방송법 개정보다는 좀 더 신속한 반영을 위한 시행령 개정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 실장은 "시행령 개정 가능성을 보도로 접했지만, 정부가 KBS 측에 전달한 내용이 없고 구체적으로 검토되는지 여부도 파악되지 않았다"며 "정부와 사회적 효용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협의가 가능해지면 얘기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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