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주얼리 불티…면세점 매출 9배로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4. 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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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한도 상향·해외여행 재개에
1분기 현대百 전년비 854%↑
롯데 400%·신세계 680% 늘어
샤넬·루이비통 명품 매출 급증
13일 현대백화점면세점 인천공항점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현대백화점

해외여행이 다시 본격화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 신장률이 최대 9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명품 매출 신장률이 주춤하게 된 주원인으로 해외여행 증가에 따른 소비처 다변화가 꼽혔는데, 면세점으로 구매가 분산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구찌 등 럭셔리 명품 카테고리에서 성장률이 치솟았다. 지난해부터 내국인의 구매한도가 폐지되면서 구매 허들이 낮아진 데다 신혼여행을 해외로 나가는 수요가 거의 회복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오랜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1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내국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롯데면세점이 400%, 신세계면세점이 680%, 현대백화점면세점이 854% 늘어났다. 그중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구찌, 프라다 등 롯데면세점 패션 카테고리에 속한 상위 20개 브랜드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0% 늘었다.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점에서도 럭셔리 패션은 매달 매출이 증가했다. 3월 기준 전월 대비 성장률은 21%로 다른 카테고리를 압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한국인의 면세한도가 인당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늘어나면서 구매 가능한 상품의 폭이 확대됐다"며 "시내점에서도 리오프닝 이후 외국인 방문객의 에르메스, 샤넬, 불가리 등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선호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카테고리를 좀 더 들여다보면 롯데면세점 매출의 22%를 담당하는 패션 카테고리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상품은 핸드백이었다. 핸드백 매출 비중은 팬데믹 이전 25% 수준에서 현재 35%까지 늘어났다.

주얼리·시계 카테고리도 판매 신장률이 눈에 띈다. 이 카테고리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배 늘었다.

일반 시계 아이템은 판매가 줄어드는 반면, 고가의 반지나 목걸이 등 주얼리는 판매가 늘어났다. 2019년 주얼리·시계 카테고리 매출에서 54%를 차지하고 있었던 일반 시계 아이템은 올해 28%로 비중이 낮아졌고, 반지·목걸이·팔찌·귀걸이 매출은 비중이 9% 수준에서 57%까지 확대됐다. 롯데 측은 "최근 스마트워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고가 시계를 찾는 사람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카테고리는 화장품·향수였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매출의 80%를 화장품·향수 카테고리가 차지했다. 신세계면세점에서도 같은 카테고리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면서 오프라인 수요가 늘어났지만, 온라인 수요는 줄어들었다는 결과도 확인됐다. 현대백화점은 인천공항점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9% 신장했지만, 온라인몰 매출은 70%가량 줄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중국 여행객의 한국 방문이 본격화하면 매출이 정상화 궤도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내국인 고객 수는 2019년의 60%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고객의 매출이 급격하게 성장해 중국인 방문객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동남아 단체 고객 매출은 4월 첫 주에만 전주 대비 20% 늘었다"고 밝혔다.

원화값 향방도 변수다. 백화점이나 온라인보다 확실한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 만큼 달러당 1300원대인 현재 원화값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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