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은 공유 킥보드 수익성 청신호 켜졌다
작년 매출·영업익 모두 증가
안전모 의무 등 규제강화로
2년간 사업 접은 회사 많아
생존기업, 운영 효율화 집중
전용면허 등 리스크는 여전
각종 규제로 다수의 공유 개인형 이동수단(PM) 업체가 폐업하거나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주요 업체들은 대체로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적 개선으로 향후 공유PM 사업 모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유PM 업체는 전동킥보드·자전거·스쿠터와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을 대여해주는 사업자를 말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감사보고서를 종합하면, 주요 공유PM 업체들의 지난해 매출액이 대부분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영업이익 또한 개선됐다. 지난 2년간 다수의 업체가 사업을 접었지만, 옥석 고르기 과정을 거치면서 '생존 기업'들이 견실한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공유킥보드 '지쿠'를 운영하는 지바이크는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매출과 수익성 모두 크게 개선했다. 국내 공유PM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모바일인덱스 기준)로 업계를 이끌고 있는 지바이크는 지난해 매출액 5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335억원 대비 약 55%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2021년 2억원에서 지난해 82억원으로 크게 증가하며 15.7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바이크는 지난 2월 프리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공유킥보드·스쿠터 등을 서비스하는 더스윙은 2021년 208억원에서 지난해 470억원으로 매출액을 배 이상 끌어올렸다. 영업이익은 15억원에서 2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바이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스윙은 작년 초 4만대의 전동킥보드 운영 대수를 지난해 말 8만대 이상으로 크게 키우며 승부수를 던졌다.
공유킥보드 '씽씽' 운영사인 피유엠피의 경우 2022년 매출액 1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5억원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2021년 74억원이었던 적자를 지난해 11억원으로 줄였다. 피유엠피는 씽씽의 운영 효율화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흑자로 돌아섰다.
공유킥보드 '빔'을 서비스하는 빔모빌리티의 매출액은 2021년 158억원에서 2022년 17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영업적자 폭이 확대됐는데, 빔모빌리티는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추가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은 공유킥보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며 관련 규제가 정립된 시기였다. 2021년 5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며 운전자의 안전모 의무 착용, 무면허 운전과 동승자 탑승에 대한 규제가 시작됐고, 서울시를 포함한 여러 지자체가 견인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윈드'와 '뉴런모빌리티'가 2021년 하반기 운영을 중단했고, 세계 최대 공유킥보드 업체인 '라임'도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러한 업계 한파를 뚫고 살아남은 업체들이 실적 호조를 기록한 데에는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운영을 효율화하고 운영 대수 증차와 같은 승부수를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운영 대수를 늘리면서도 전동킥보드의 성장 둔화에 대비해 신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다만 아직 공유PM을 둘러싼 법적인 제도 마련과 정비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제도 정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속 지적되는 안전 주행 강화를 위해 원동기나 자동차 면허가 아닌, 킥보드 전용 면허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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