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연 "나를 보여줘도 될까 두려움…이제는 극복했죠"(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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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나를 그대로 보여주면 큰일날 것 같고 두려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극복했어요. 타인의 시선과 기준이 아니라 저 스스로에 더 집중하게 됐어요."
-'사랑이라 말해요'는 어땠나.
나와 다른 사람을 연기한 것 자체가 도전이다.
-본명 안희연으로 활동하는 것은 익숙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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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예전에는 나를 그대로 보여주면 큰일날 것 같고 두려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극복했어요. 타인의 시선과 기준이 아니라 저 스스로에 더 집중하게 됐어요."
안희연은 1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써브라임 사옥에서 진행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극본 김가은/연출 이광영)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안희연은 극중 동진(김영광 분)의 전 연인 민영을 연기했다. 그는 지난 사랑을 후회하는 마음으로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내고 있는 인물의 상황에 깊이 몰입해 입체적인 감정을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그룹 EXID 멤버로 걸그룹 활동을 했던 안희연은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희연은 그동안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 두려웠지만, 이제는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에게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안희연은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 연기관뿐만 아니라 정신과의사 겸 방송인 양재웅과의 공개 열애 질문에도 솔직하게 답하는 등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다. 더 편안하고 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싶다던 안희연이었다.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말하는 편인 것 같다.
▶원래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지금까지는 그게 쉽지가 않더라. 이제 좀 솔직하게 살자고 생각하고 편하게 임했다.
- 생각이 바뀐 건 어떤 이유 때문인가.
▶있는 그대로 내 모습을 보여주자 싶었다. 예전에는 그게 잘 안 되더라. 내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될 것 같달까. 뭔가 나를 그대로 보여주면 큰일이 날 것 같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나를 보여주지도 않고 세상이 나를 그렇게 볼 거라고 생각하는 게 힘들더라. 내가 왜 그럴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왜 경계를 하는 걸까, 그 점을 극복하고 싶었다. 나를 조금 더 드러내보자, 대개는 관심이 없을 것이고 반은 나를 싫어하고 반은 좋아겠지 싶었다. 남들이 나에 대해 무엇을 원할지 더 신경을 쓰느라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고 살았다. 나이를 먹은 영향도 있고 내가 매일 명상을 한지 3년이 됐는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연기 역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다.
▶ 연기는 내가 보던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캐릭터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발견하게 되는 것, 배우는 것이 많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어땠나.
▶제일 어려웠다. 나쁜 여자 아닌가. 그 인물을 연기하기 전에 제 안을 들여다 봐야 했다. 대본만 봤을 때는 이해가 안 됐다. 민영이처럼 행동하지는 않겠지만 민영이 행동 이면에 깔려 있는 마음은 대본을 읽으면서 더 이해가 됐다. 공감이 됐다.
-어떤 부분이 공감이 되던가.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 그런 바람이 이해가 됐다. 나는 지금까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독립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바라는 마음이 있더라.
-민영이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나. 악역만이 아닌 다른 면도 보여줘야 했을 것 같다.
▶의존성, 사랑에 대한 갈구가 키워드였다 .감독님이 그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모든 인물이 공감이 가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다면서. 비 맞은 강아지 같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그런 면을 하니(안희연)씨가 해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부분을 의기투합해서 어떻게 하면 많은 분들에게 이해를 받을 수 있을까 싶었다. '전여친' 하면 떠올려지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긴 머리, 여리여리한 모습 등 내가 하기 어려운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 나는 인물의 내면적인 모습에 접근해야겠다. 전여친의 이미지가 드러난다면 너무 감사하지만 그게 목적이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전설의 '전여친' 계보가 있지 않나. '김삼순' '커피프린스' 등이 있는데.
▶맞다. (웃음) 내가 떠올리려고 안 해도 떠올려지더라. 그런 느낌이 나오면 좋은 건데 욕심은 내지 말자고 싶었다. 그래도 살을 빼서 지금보다 5kg 정도 차이가 난다. 집에서 홈케어도 하고 (민영이는) 방어적인 모습이 있을 것 같아서 그 점을 생각하고 준비했다.
-자신과 다른 인물이라고 했는데 캐스팅 제안을 받고 어땠나.
▶나를? 이런 캐릭터에?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내 이미지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구나 싶었다. '비 맞은 강아지 같다'고 하시더라. 나는 내가 씩씩한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웃음)
-전사가 잘 안 보이는 인물이어서 고민이 됐을 것 같다.
▶준비하는 과정은 모든 작품에서 똑같이 빈 공간을 찾으며 연기했다. 전체적인 흐름에서 역할이 있지 않나. 민영의 전사가 나중에 나오는 게 맞았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결정하시는 부분이고 저는 믿고 가는 거고 욕 먹을 각오는 했다. 이 인물이 잘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길 바랐다.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과 함께 현장에서 같이 '동진이가 나빴다' '그렇죠!'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
-욕을 많이 먹었나. 시청자 반응은 어떤 것 같나.
▶지금까지는 땅에 뿌리를 잘 내리고 있는 캐릭터를 했다면 이번에는 둥둥 떠있는 것 같은 캐릭터는 처음 해본 것 같다. 어색하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른 느낌의 캐릭터에 도전해봐도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 초반에 나온 분량이 일부 편집된 것도 있다. 전체 흐름상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동진에 대한 감정선을 어떻게 생각하며 연기했나.
▶마음에 많이 집중했다. 민영의 마음에 있는 동진이라는 존재의 거대함에 포커스를 두었다. 그동안 민영의 안에 동진의 존재감이 제일 컸다면 이제 스스로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고 생각했다.
-결말에 만족하나. 모니터하며 어땠나.
▶민영의 성장에 있어서 제일 바라던 결말이었다. 나는 내 연기를 보는 게 아직 너무 부끄럽다. 촬영하면서 내가 한 생각이 다 느껴진다. 민영이가 타인과 만남이 적고 현장에서도 혼자 연기하는 게 많다 보니까 나중에는 그걸로부터 도망치고 싶더라. 내가 내야 하는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제일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장면은.
▶동진에게 거절을 받지 않나. 나를 두고 돌아서는 장면이 괴로웠는데 나중에는 익숙해지더라. 어떻게 하면 무감해지고 않고 계속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싶었다. 연기에 대한 접근방식과 관련한 고민이었던 것 같다.
-김영광, 이성경과의 호흡은 어땠나.
▶(김영광은) 내가 너무 괴로워 하는 게 보이니까 많이 이해해주시더라. 나중에는 대화도 많이 했다. 이 인물에 집중해서 뭔가 파고 또 파고 그런 것만이 방법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경은) 제가 너무 감정에 빠져서 힘들어하니까 '괜찮냐'고 하고 병원에 가보는 것도 괜찮다면서 조언을 해주었다. (이성경도) 많이 힘들었을텐데 힘든 티를 하나도 안 냈다. 주변을 다 챙기는 햇살 같은 사람이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는.
▶캠핑장신이 기억이 남는다. 민영이로서는 결정적인 말을 하는데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까. 말로는 동진이에게 상처를 줬지만 동진이의 태도에 민영이도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배우로서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평가하는 기준이 있나. ▶성장을 했나? (웃음) 도전 자체가 성장이다. 나와 다른 사람을 연기한 것 자체가 도전이다. 세상의 어떤 기준들 있지 않나. 사람의 높낮이가 생기지 않나. 사람을 볼 때 높낮이를 빼고 보고 싶은 거다.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 싶은 거다. 중요하고 아니고는 내가 정하는 거다. 그럼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자 싶었다.
-성적이나 부담도 있을텐데.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맡기는 거다. (성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더라.
-그럼 제일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
▶현장에서 느끼는 무언가가 좋다. 이 작품을 통해서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기존의 안희연이 가진 시각에서 조금 다른 시각으로 넓어지는 느낌이 좋더라. 예를 들어 우리는 전쟁을 알지만 알지 못하는 것이다. 어르신들은 전쟁을 아시지만, 우리는 모른다. 연기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엄청 큰 만족인 것 같다.
-본명 안희연으로 활동하는 것은 익숙해졌나.
▶회사의 선견지명인 것 같다 싶었다. (웃음) 뉴진스의 하니가 나오면서 이게 얼마나 선견지명인 것 같기는 하다. 이름이 뭐가 중요할까 싶었는데 중요한 거더라 .(웃음)
-과거 EXID 활동 시절을 돌아보면 어떤가.
▶기특하다? (웃음) 그 세월이 모여서 지금이 된 것 같다. 감사하다. 그때 추억이 많다. 우리 진짜 '계모임'처럼 만나자고 한다. (웃음) 3월에도 만났고 4월에도 보자고 했다. 소중한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행운인가 싶다. 내 모든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한가. (그룹 활동은) 각자의 삶이 있는데 계속 꿈꿔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신과 의사 양재웅씨와 공개 열애 중이다. 연기 활동에서 이야기도 나누나.
▶나는 내 일, 내 사람이 분명히 있고 상대와 모든 걸 공유하는 건 아니다. 민영이 역할을 할 때 너무 힘들었고 그 다음에 '판타지스팟'은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캐릭터였다. '비슷한 캐릭터를 할 때 행복해 보인다'고 말해줬던 게 기억이 난다.
-아버지와 양재웅씨가 만난 것이 화제가 됐다.
▶아버지가 기사가 나도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는 안 하니까 저에게 조금 서운하셨던 것 같다. 어떻게 사람들이 다 아는데 아빠한테는 이야기 안 하고 보여주지도 않냐고 하시더라. 나도 고민이 돼서 (양재웅에) 물어보니 흔쾌히 좋다고 해서 같이 저녁을 먹고 하이볼도 한 잔씩 먹고 기분이 너무 좋더라. 아빠도 마음에 들어 하시고, 나도 내가 사랑하는 두 남자가 같이 만나니까 너무 좋아서 사진찍자고 했다. (웃음) 아빠는 딸이 행복하는 걸 보는 걸 제일 기뻐하신다.
-결혼은 아직 계획에 없나.
▶결혼이 필수는 아니고, 결혼식도 필수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은 1년이 넘는 계획은 잘 안 세운다. 결혼도 하고 싶으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바라는 역할, 연기를 하며 이루고 싶은 소망은.
▶요즘 PT를 열심히 받고 있다. 몸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 무사 같은 걸 해보고 싶다. 액션을 잘 할 것 같다 . 앞으로의 삶에 있어서 제가 매일 명상을 하는데 그 루틴을 꼭 지키고 싶다. 연기를 할 때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사랑이라 말해요' 어떤 의미로 남을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초석으로 남을 것 같다. 이 인물을 연기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생겼달까, 이 다름에 대해 내가 접근할 수 있겠구나. 예전에는 다르면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가능성을 많이 봤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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