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프로기전] "사랑해요"

2023. 4.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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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24강 ○ 안성준 9단 ● 홍성지 9단 초점13(148~155)

2019년 서른두 살 홍성지는 바빴다. 6월 국제대회 두 개가 벌어졌다. 왜 하필이면 이달에 결혼 날짜를 잡았을까. 신혼여행을 미뤄야 했다. 석 달이 지난 9월에도 여행 계획을 잡지 못했다. 다행히 새색시에게 자랑할 만한 일을 했다. 제3회 참저축은행배 프로아마오픈전 우승으로 상금 3000만원을 받았다. 바둑TV 방송 우승 인터뷰 때 활짝 웃으며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첫 번째 우승이 언제였던가. 2008년 한국물가정보배 결승에서 1위 이세돌을 꺾었다. 11년이 지나 두 번째 우승. 4강에서는 여자바둑 1위 최정을 물리쳤고 결승에서는 띠동갑 후배 3위 신민준을 눌렀다. 참저축은행배 우승자에게 또 다른 선물이 있었다. 2020 삼성화재배 예선에 나오지 않고도 본선 시드를 받았다. 삼성화재배 본선을 다시 밟은 것도 11년 만이었다.

백48이 떨어졌다. 흑 다섯 점은 움직일 수 없고 이쪽은 다 백집이다. 인공지능 카타고는 <그림> 백1 쪽이 더 낫다고 한다. 흑4를 주지만 백5로 위쪽 집을 만들면 앞선 형세를 지키는 데 골치 아플 일이 없다. 흑49로 뛰어 공격을 알렸다. 기어이 백돌을 가두었다. 이대로 통으로 다 잡을 수 있다면 형세를 뒤집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51로 움직이지 않은 백50이 큰 잘못 아닌가. 안성준은 무슨 수를 준비해 놓고 백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을까.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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