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 옐로카드까지 …'흔들리는 철기둥' 김민재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패배
공중볼 100% 승률 활약하고도
경고누적으로 2차전 결장 확정

AC 밀란의 올리비에 지루와 볼 경합을 하고 있는 김민재(오른쪽). AP연합뉴스

잘하고도 얻어낸 결과가 없는 경기였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뛰고 있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도 불필요한 경고를 받으며 패배해 아쉬움을 남겼다.

나폴리는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AC 밀란에 0대1로 패했다. 전반 40분 이스마엘 베나세르에게 내준 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나폴리는 오는 19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2골 이상 차이로 승리를 거둬야만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통계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는 AC 밀란의 4강 진출 확률을 58%로, 나폴리는 42%로 봤다.

지난 3일 열린 AC 밀란과의 리그 경기에서 A매치 출전 여파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민재는 이날 의욕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여느 때처럼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7번의 공중볼 경합에서 승률 100%를 기록하는 등 본연의 수비 임무를 충실히 해냈다. 본인이 세리에A에서 만나본 공격수 중에서 가장 힘든 상대로 꼽았던 올리비에 지루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외에도 인터셉트 3회, 리커버리 7회 등 최선을 다해 AC 밀란을 막아냈다.

하지만 지나친 의욕에 스스로 발목을 잡히는 모습이 나왔다. 김민재는 0대1로 뒤진 후반 33분 경합 과정에서 자신에게 반칙이 선언되자 흥분해서 주심을 향해 손을 흔들며 항의했다. 주심은 지체 없이 김민재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고, 지금까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총 3장의 경고가 누적돼 2차전 경기에 뛸 수 없게 됐다. 김민재가 경고를 받기 직전에 주전 미드필더인 앙드레프랑크 잠보 앙귀사도 4분 간격으로 경고를 2장 받고 퇴장당했기에 나폴리의 손실은 더욱 컸다. 과거 나폴리에서 뛰었던 파올로 디 카니오는 이탈리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심판에게 너무 노골적으로 제스처를 취했다"며 아쉬워했다.

이미 세리에A에서는 우승이 확정적이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지금껏 8강 진출이 최고 기록인 나폴리로서는 4강 기회를 눈앞에 두고 흔들리는 모양새가 됐다. 유독 AC 밀란에는 약한 모습이다. 게다가 중원과 수비의 핵심까지 2차전에 뛰지 못하는 만큼 남은 시간 동안 새로운 조합을 찾는 것이 과제가 됐다. 그나마 부상으로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한 주전 스트라이커 빅터 오시멘이 2차전에서는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게 유일한 희망이다.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