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같아 잘 통해 … 성재·시우 형과 金파티 해야죠"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4. 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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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에 출전하는 조우영(위)과 장유빈. 한주형 기자

선배 임성재와 김시우가 이끌고 후배 조우영과 장유빈이 돕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골프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조우영과 장유빈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 김시우와 힘을 합쳐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다.

한국체육대학교에서 만난 조우영과 장유빈은 "아시안게임에서 경기하는 장면을 수백 번 상상해봤다. 꿈도 정말 많이 꿨다"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개월이 남았는데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임성재, 김시우 선배와 함께 축하주를 마시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지난달 한국프로골프(KPGA) 스릭슨투어에서 두 선수가 모두 정상에 오른 만큼 이들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하다. 1차와 2차 대회에서 각각 정상에 오른 조우영과 장유빈은 13일 개막한 코리안투어 선수들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조우영은 "정규투어는 아니지만 스릭슨투어 우승으로 내 이름을 조금이나마 알리게 됐다. 프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수확 중 하나"라며 "아시안게임에서도 내 실력만 발휘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내기까지 두 선수가 거친 과정은 험난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면서 한동안 잠을 못 잘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장유빈은 "대회가 1년 연기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시안게임만 바라보며 그동안 흘린 땀방울이 물거품이 됐다는 생각에 그랬던 것 같다"며 "오랜 고민 끝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토록 간절히 바랐던 금메달을 목에 걸어보겠다"고 강조했다.

두 선수는 임성재, 김시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단체전에 대해 남다른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우영은 "PGA 투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두 선배와 한 팀을 이루게 돼 기쁘다. 단체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유빈이와 내 성적이 중요하다"며 "짐이 되지 않을 자신은 있다. 단체전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차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유빈은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게 많을 것 같다. 아직 네 명이서 만난 적은 없지만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조우영과 장유빈은 어떤 선수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 두 선수는 각각 정교한 드라이버샷과 100m 웨지샷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장유빈은 "100m 거리에서는 무조건 홀 2m 이내에 붙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우영이 형은 드라이버를 정말 똑바로 잘 친다"며 "경험은 프로 선수들에 비해 부족할 수 있지만 실력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회 기간에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자신감 있게 내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는 사이였던 두 선수는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절친이다. 두 선수 모두 INFP로 MBTI(성격유형 테스트)로도 잘 맞는다. 내향적이지만 관대하면서 융통성이 있는 게 INFP다.

조우영은 "가끔씩 소름 돋을 정도로 모든 게 비슷하다. 그래서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것 같다"며 "유빈이와 나는 한 팀을 이루는 팀원으로서 천생연분이라고 생각한다. 성격과 취향 등 모든 게 비슷한 만큼 힘을 합쳐 금메달을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팀원들과 축하 파티를 하는 것만큼 바라는 또 한 가지가 있다. 골프를 시작한 뒤 아낌없이 뒷바라지해준 가족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유빈은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언제나 내 편이 돼 응원해주신 만큼 금메달로 보답하고 싶다"며 "얼마 전에 할머니 생신이었는데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 할머니 목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걸어드리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재와 김시우 등처럼 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조우영은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PGA 투어에서 경쟁하는 한국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 프로로 전향한 뒤 PGA 투어에서 오랜 시간 활약하는 게 목표"라며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단계씩 올라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된 것처럼 PGA 투어 한국인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날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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