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래에셋證, 인도 공략 가속···현지법인 2000억 증자

박현주 회장, 해외사업 확대 의지
법인 자본금 5200억으로 늘어나
잠재력 큰 14억 시장 경쟁력 강화

[서울경제]

미래에셋증권(006800)이 인도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2000억 원가량 늘려 14억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우리나라와 수교 50주년을 맞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인도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박현주(사진)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1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인도 법인에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의했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인도 법인의 자본금은 3600억 원에서 5600억 원가량으로 늘어난다. 증자 작업은 인도 금융 당국의 인가가 떨어지는 대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법인이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은 미래에셋증권이 현지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증권이 인도 법인에 대규모 자금을 추가 투자하는 것은 인도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젊은 인구구조와 막대한 내수 시장뿐 아니라 미중 갈등에서 반사이익을 얻는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특히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6.1%로 예상될 만큼 성장세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아시아 증시가 30~40% 빠지는 동안에도 인도 증시는 하락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며 견고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디노믹스의 친시장 정책으로 인도 자본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인도 국민들도 주식 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경쟁력 측면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인도 현지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인도에서 온라인 리테일 플랫폼을 구축하고 꾸준히 현지 고객을 늘리고 있다. 8개월 만에 온라인 고객 계좌만 10만 개를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아울러 인도 부유층을 겨냥한 자산관리와 부동산 및 우량 기업 대상 대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인도 법인의 성장세는 박 회장의 해외시장 확대 의지와 현지화 노력의 합작품이라는 평가다. 박 회장은 2006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을 시작으로 17년간 꾸준히 인도 투자를 늘려왔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인도 주식시장이 반 토막 나며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엑소더스’가 펼쳐지는 와중에도 미래에셋은 인도를 외면하지 않았다.

또 인도 법인의 인력을 고위 임원부터 일반 직원까지 현지인 위주로 채용하는 등 미래에셋은 인도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 법인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로서 업계 10위권에 안착했다. 미래에셋캐피탈도 신성장투자조합을 통해 인도의 다양한 스타트업들에 지분 투자를 진행하면서 향후 현지 기업공개(IPO)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