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면 달려간다”던 민생119 개점휴업…與민생정책 ‘빨간불’

김기덕 2023. 4. 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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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지도부를 표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야심차게 출발시킨 민생119가 사실상 개점휴업한 상황이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1호 특별위원회로 출범한 민생119는 지난 3일 첫 회의를 진행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강조하면서 가장 먼저 민생119를 출범시켜 매주 또는 격주로 회의를 열어 직접 민생 현장을 챙기기로 했지만 이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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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첫 회의 진행 이후 2주째 감감무소식
섬지역 물보내기·밥한공기 비우기 비판 여론
권한 없이 아이디어로 활동…시스템 개선 주문도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민생 지도부를 표방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야심차게 출발시킨 민생119가 사실상 개점휴업한 상황이다. 매주 열기로 약속했던 회의는 첫번째 회의 이후 2주나 열리지 않고 있다. 출범 이후 아직까지 단 한 번의 현장 방문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장 시급한 민생 현안을 고려하면 너무 안이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김기현 대표 체제에서 1호 특별위원회로 출범한 민생119는 지난 3일 첫 회의를 진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약 2주간 추가로 민생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지 않았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당초 당 민생특위는 소속 위원 15명(위원장 포함)에게 오는 17일에는 2차 회의를 열겠다고 알렸지만 결국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119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조수진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민생을 강조하면서 가장 먼저 민생119를 출범시켜 매주 또는 격주로 회의를 열어 직접 민생 현장을 챙기기로 했지만 이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당 민생특위 행보에 대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일 상견례 형식으로 첫 열린 민생119 회의에서는 1호 과제로 ‘섬 지역 생수 보내기 운동 캠페인’을 정했다. 가뭄으로 식수가 모자란 남부 지역 등 섬에 생수를 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내린 비로 일부 가뭄이 해소되면서 캠페인 취지 자체가 무색해졌다. 또 이날 첫 회의에서 고물가 등을 감안해 편의점 도시락으로 오찬을 한 것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는 “편도(편의점 도시락) 박람회를 했다”며 비꼬기도 했다.

지난 5일에는 조수진 민생119 위원장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양곡관리법의 대안으로 ‘밥 한공기 비우기 운동’ 발언을 해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여당의 민생 현장을 챙기는 민생119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당내 업무 프로세스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현재 당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앞서 김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대학가 현장을 방문할 것이 아니라 민생119에 역할을 맡길 수 있었다는 얘기다. 또 최근 당 정책위가 주도해 전기·가스요금, 학교폭력 근절 대책 등 일주일에 두 세차례 이상 챙기는 현안도 1차적으로 민생119 현장 방문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정이 시시콜콜한 이슈까지 다 챙기면서 정작 민생119가 해야 할 역할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민생 현장은 1차적으로 특위가 방문해 문제점을 점검하거나 현장 애로를 듣고, 이를 당 정책위에 전달해 정책 어젠다로 제시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민생 정책 발굴과 정책 현실화를 높이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익명을 요구한 민생119 특위 위원은 “이 기구가 예산, 정책 권한 없이 단순히 아이디어나 구호를 제시하는 식으로 운영되면 군인들에게 총이나 총알도 없이 싸워보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민생 현안을 실질적으로 챙기기 위해서는 현장 아이디어나 대안을 각 부처나 금융당국에 적극 건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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