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공습 사망자 110명···임산부·어린이 절반 이상”
사망자 숫자는 계속 더 늘어날 듯
대부분 민간 희생 군부 비판 고조
미얀마 군부가 민간인을 대상으로 가한 공습의 참상이 추가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망자 수가 110명을 넘기리란 우려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을 종합하면, 전날 미얀마 사가잉주 깐발루구 파지기 마을에서 발생한 군부 공습의 사망자 수가 이날 오후 기준 110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라와디는 “친척과 주민들이 불에 타고 조각난 시신을 계속해서 찾고 있기 때문에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부상을 입은 생존자들의 상태 또한 위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에서 살아남은 한 시민방위군 대원은 시신이 온전치 않아 정확한 실태를 알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팔다리와 머리가 몸에서 분리된 시신이 많아 희생자를 식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은 여성이었으며 임산부 10여명도 포함됐다. 대원 약 20명도 사망했지만 대원 대부분은 일을 하느라 바빴기 때문에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다”고 밝혔다.
한 자원봉사자는 “14세 미만 사망자의 시신을 50구 이상 수습했다. 공습으로 사망한 아동의 대다수는 초등학생”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습으로 부모를 잃은 아동들도 있으며, 3대가 모두 사망한 가정도 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지난 11일 미얀마 군부는 임시정부의 사무소 개소식 행사장을 표적 공습했다. 목격담에 따르면, 오전 8시쯤 전투기가 군중을 향해 직접 폭탄을 투하했으며 30분쯤 후에는 헬리콥터가 나타나 사격을 가했다.
이 행사에는 대략 150명이 참석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현장에서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희생자가 발견됐다. 음식을 받으러 행사장에 온 여성과 노인, 어린이, 이웃 마을 주민 등 민간인이 다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2021년 2월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의 민간인 희생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학살에 대해 군부는 해당 행사를 표적으로 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목표는 그곳에 모인 반군이었다”고 밝혔다. 군부 대변인 조민툰 소장은 “이 지역 반군은 폭력적인 테러 작전을 수행했다. 현장에 반군들이 숨겨둔 폭발물 때문에 2차 폭발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규탄 목소리를 냈다. 유엔, 미 국무부, 유럽연합이 미얀마 군부의 공습을 “국제법 위반이자 끔찍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국 인도네시아도 성명을 내 “모든 형태의 폭력, 특히 민간인에 대한 무력 사용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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