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발차기로 만든 UFC 최악의 KO승! 에드손 바르보자 "정찬성과 대결 기대" [이교덕 대담]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UFC를 소개하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어떤 경기 장면을 넣겠는가?
빠지지 않을 장면 중 하나는 2012년 1월 14일 UFC 142에서 에드손 바르보자(37, 브라질)가 테리 에팀을 쓰려뜨렸던 뒤돌려차기 KO 아닐까.
바르보자는 이 뒤돌려차기로 강력한 타격가로 주목받았고, 나중엔 UFC에서 레그킥·바디킥·헤드킥으로 KO승을 거둔 대표 키커(kicker)로 떠올랐다.
재밌는 건 바르보자의 킥이 태권도 발차기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태권도의 종주국 한국에서도 그렇다.
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열리는 UFC 온 ESPN 44에서 빌리 콰란틸로와 페더급으로 맞붙는 바르보자에게 태권도 수련 경력을 물었다.
바르보자는 환하게 웃으며 "태권도가 내 스피닝킥의 기원"이라고 답했고 "내가 가장 즐겨서 시청하는 격투기 종목 중 하나가 태권도"라고 밝혔다.
2연패에 빠져 있는 바르보자는 콰란틸로의 진흙탕 싸움을 이겨내고 상위 랭커와 대결을 바란다.
정찬성과 대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정찬성을 콜아웃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UFC가 내게 정찬성과 경기 오퍼를 주면 좋겠다. 그는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처음 배운 무술은 아니지만, 태권도를 수련했다. 어렸을 때 브라질에서 아주 오랫동안 여러 태권도 대회에 출전했다. 태권도가 내 스피닝킥의 기원이다."
-안 그래도 물어보려고 했다.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스피닝킥 기본기를 다졌다고 할 수 있을까? 많은 선수들이 무에타이 파이터로 알고 있는데, 태권도는 얼마나 배웠는지 궁금하다.
"아주아주 오래 훈련했다. 내가 어렸을 때 킥복싱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같은 코치가 태권도도 가르쳤다. 그는 언제나 우리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다른 종류의 무술을 배우도록 하는 건 성장을 위해 좋은 일이다. 내가 가장 즐겨서 시청하는 격투기 종목 중 하나가 태권도다. 요즘에는 올림픽이나 여러 국제 대회들을 본다. 하지만 내가 프로 킥복서 생활을 시작하면서 태권도 훈련을 그만뒀다."
-태권도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가?
"그렇다. 특별한 기억들이 많다. 내가 어렸을 때 태권도 브라질 챔피언이 인상 깊었다. 승급 테스트도 정말 재밌었다. 굉장히 좋아했다. 말했던 것처럼 태권도는 요즘 내가 가장 즐겨 보는 스포츠다."
-스피닝킥으로 KO를 낼 수 있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 자신만의 셋업이라든지.
"내가 이 킥이 먹힐 거라고 진심으로 믿고 차기 때문에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킥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겁을 먹고 킥을 차지 않는다. 상대에게 반격을 허용하거나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등 무슨 일이 벌어질까 봐 두려워한다. 하지만 난 그렇게 믿지 않는다. 이게 핵심이다. 두려워하지 않고 그냥 킥을 차면 된다. 이 킥을 맞히면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당신은 여러 명장면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셰인 버고스를 KO로 이겼을 때가 인상적이었다. 당시 버고스는 왜 펀치를 맞고 시간이 흐른 뒤 쓰러진 것일까?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버고스와 대화도 나눴는데 무언가가 자기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정말 짜릿한 순간이었다. 당신이 말했듯 내 하이라이트다."
-베닐 다리우시가 라이트급 타이틀 도전에 가까이 다가갔다. 당신이 이겼던 다리우시를 보면 다시 라이트급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나지 않나?
"앞날은 결코 모른다. 여전히 페더급에서 컨디션이 좋지만 문은 열려 있다. 날 보면 알겠지만 난 싸우는 걸 좋아한다. UFC가 라이트급 경기를 제안하면 왜 안 싸우겠는가. 나는 싸우는 게 좋기 때문에 웰터급도 갈 수 있다. 웰터급이든 라이트급이든 페더급이든 언제든 준비돼 있다."
-페더급으로 내려오면서 평소 식단 관리를 했을 건데, 힘들지 않나? 절제하는 것들이 많을 것 같다.
"그렇다. 음식과 술을 좀 참아야 한다. 라이트급에서 활동할 때 내 평소 체중은 175파운드에서 185파운드 사이였다. 이제 체중을 내려서 165파운드와 175파운드 사이를 유지한다. 탄수화물과 소금을 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나쁠 것까진 없다. 항상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 난 결코 단 하루라도 닥치는 대로 막 먹는 법이 없다. 평생 급격한 다이어트를 해 본 적이 없다. 내 소셜 미디어를 보면 알겠지만 늘 몸 상태를 유지한다. 항상 싸울 준비가 돼 있다. 그 비결은 언제나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이다."
-빌리 콰란틸로는 진흙탕 싸움에 일가견이 있다. 당신과 타격전을 펼치기 보단 레슬링 싸움을 걸 것 같은데 어떤 전략을 준비했나?
"난 준비됐다. 내 게임 플랜은 옥타곤에 들어가서 쇼를 펼치는 거다. 항상 똑같다. UFC에서 오랫동안 활약했지만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옥타곤에 들어가 상대를 KO시키는 거다. 콰란틸로는 터프한 선수고, 최선을 다할 거다. 멋진 경기가 될 것이다."
-많은 랭커들이 정찬성과 대결을 바란다. 이번 경기를 이기면 상위 랭커에게 도전할 기회가 생길 텐데, 정찬성과 맞대결도 원하는 매치업인가?
"정찬성을 콜아웃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UFC가 내게 정찬성과 경기 오퍼를 주면 좋겠다. 그는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 나는 UFC 최고의 선수를 원한다. 난 항상 세계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 스스로를 시험해 보고 싶다. 정찬성도 최고를 원한다면, 그와 싸우는 건 큰 기쁨일 것이다."
-평소 모습을 보면 굉장히 가정적이다. 옥타곤에서는 냉정한 킬러지만, 집에서는 따뜻한 남편이자 아버지 같다. 가족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대부분 사람들은 내가 싸우는 모습만 봤을 거다. 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아빠, 좋은 남편, 그리고 부모님들에게 좋은 아들이 되는 것이다. 그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부모님이 날 보시면서 '와, 우리 아들이 정말 좋은 녀석이구나'라고 느끼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족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물론 내 직업도 좋아하지만, 난 내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 여기서 일하는 것이고 희생을 하는 것이다. 내 아내와 아이들, 어머니가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한국 팬들이 '에드손 바르보자'라는 파이터를 어떻게 기억했으면 하는가?
"역사상 가장 창조적인 MMA 파이터로 기억되고 싶다. 내가 말했듯이 나는 로킥, 바디킥, 하이킥, 펀치, 보디샷 등 수 많은 방식으로 KO를 만들어 냈다. 내가 MMA에서 가장 창조적인 타격가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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