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후폭풍 … 韓美 식품주 '우울'
CJ제일제당·오뚜기 주가 하락
국내외 식품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증권사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물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올려 매출은 소폭 늘거나 유지됐지만 그보다 판매량이 더욱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코스피 음식료품 지수는 3769에서 3653으로 3%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4% 상승했음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하락세다. 음식료품 지수에는 오리온·CJ제일제당·농심·오뚜기 등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주요 식품기업들의 주가 부진은 실적이 악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1~2년간 이어진 가격 인상으로 판매량이 감소해 매출은 크게 늘지 않은 가운데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에 대해 "식품 부문은 가격 인상에 따른 피로감에 판매량 부진이 겹치며 매출이 5.5% 증가하는 데 그치고, 원가 부담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은 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오리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시장인 중국의 매출이 춘제 기간 차이의 영향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원재료 가격도 1분기까지는 높은 수준으로 반영돼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식품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계란 생산기업 칼메인의 올해 1분기(2023년 3~5월)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포장식품으로 유명한 크래프트하인즈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직전 분기(12억3000만달러) 대비 6.5% 낮은 11억5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육계기업 타이슨푸즈는 이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판매가에 반영할 수 있는 소비재 기업들로 꼽혀왔다.
식품업계 컨설팅사인 펜탤렉트의 밥 골딘 파트너는 "더 많은 고객들이 높은 식료품가에 저항을 느낄 것"이라며 "유통채널의 자체 제작 상품이나 판매가가 저렴한 물건들로 소비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식품기업들이 제품 가격 인상을 실적 증대의 동력으로 삼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판매량이 늘지 않는 가운데 영업이익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식품기업들이 비용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 식품기업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원자재 가격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에 대해 "원재료 하락 효과가 하반기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신제품, 카테고리 집중 전략, 러시아 신공장 효과 등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에 대해 "원·부재료 부담은 상반기 이후에 개선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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