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파이어볼러, NC 상승세 이끄는 불펜의 힘
누가 나와도 150㎞를 찍는다. ‘대포알 포심’으로 무장한 NC 불펜진이 시즌 초반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NC는 12일 홈경기에서 신예 이용준 선발카드로 국가대표 에이스 고영표가 나선 KT를 5-1로 이겼다. 이용준이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고, 이후 4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김진호와 류진욱, 임정호, 김영규가 1이닝을 책임졌다. 셋업맨 김시훈과 마무리 이용찬은 나오지도 않았다.
NC 구원진은 이날까지 32.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1.10을 기록하고 있다. SSG(0.65)에 이어 리그 2위다. 시즌 초반 마무리 불안에 고민하는 팀들이 많지만, NC는 아직까지 블론세이브가 없다. 리그에서 유일하다. 선발만 제몫을 해주면 편안하게 승리를 가져가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
NC 구원진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구위를 뽐내고 있다. 좌완 기교파 임정호 정도를 제외하면 필승조 전원이 평균구속이 시속 145㎞를 상회한다. 김진호가 시속 148.6㎞로 리그 전체에서 불펜 평균 구속 1위를 기록 중이다. 좌완 김영규는 145.4㎞를 뿌리고 있다. 데뷔 무렵만 해도 130㎞ 후반에 머무르던 둘의 구속이 몇 년 사이 크게 올랐다. 불펜 최고참 이용찬도 평균 146.5㎞로 구위를 유지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시속 150㎞를 가볍게 뿌리는 투수들이 줄줄이 올라오니 상대 타자들로선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이닝에 1번 출루하기가 버겁다. NC 구원진의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이날까지 0.95다. 피OPS는 0.454다. 둘 다 리그 1위다. NC 불펜을 상대한 이강철 KT 감독이 “7, 8, 9회 연달아 150㎞를 던지는데 ‘와 좋다’ 싶더라”며 혀을 내두를 만큼 위력적이다. KT 강타선은 11, 12일 NC 불펜을 상대로 7이닝 동안 1점도 뽑지 못했다.
NC 불펜은 빠르게 세대교체를 이뤘다. 이용찬을 제외하고 불펜 전원이 20대다. 창단 이래 오랫동안 NC 뒷문을 지켰던 김진성(LG)·임창민·원종현(이상 키움)이 차례로 팀을 떠났지만 큰 무리없이 새 얼굴로 물갈이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시즌 극초반이지만, 불펜 면면만 따지면 정규시즌 1위에 한국시리즈 우승했던 2020년에 비해서도 오히려 더 강력해 보인다. 그해 NC는 후반기 문경찬(롯데)과 박정수(두산)를 수혈해 올 만큼 시즌 내내 뒷분 불안으로 고민했다. 그 어느때보다 젊고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NC가 반전의 시즌을 꿈꾸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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