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엘리 손해배상금 전액 지급…'2300억원 이상' 추정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2019.11.14/뉴스1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최근 패소한 현대엘리베이터 주주대표소송의 손해배상금을 모두 냈다. 배상금은 23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3일 현정은 회장 손해배상 주주대표소송 대법원 판결에 따른 배상금 1700억원과 지연 이자를 포함한 채권 전액을 회수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다국적 승강기 회사 쉰들러가 현정은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인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가 5개 금융사와 파생상품 계약을 맺은 것을 문제 삼으며 2014년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던 바 있다. 현대 측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맺어 현대엘리베이터에 약 7000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현 회장은 패소 확정으로 1700억원에 지연 이자를 더해 현대엘리베이터에 내야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현 회장이 2000억~3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었다.

현 회장은 2019년 2심 선고 후 현대엘리베이터에 1000억원을 선수금으로 지급했다. 법원에 공탁한 금액 200억원 역시 현대엘리베이터가 회수했다.

현 회장은 지난 6일에는 자신이 보유했던 현대무벡스 지분 전량(21.13%, 2475만주)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대물변제키로 했다. 총 863억원 규모였다.

또 이달들어 현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담보로 300억여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 회장 본인이 92억3000만원, 현 회장과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 현대네트워크가 200억원을 대출받았다.

현 회장이 지불한 손해배상금 총액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출금액(292억3000만원) 전액을 여기에 쓴 것을 전제로 할 때 △선수금(1000억원) △공탁 금액(200억원) △대물변제(863억원)까지 2300억원이 넘는 돈이 된다. 손해배상금이 '2300억원 이상'이었던 셈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적극적이고 신속한 절차를 통해 단기간 내에 채권 전액 회수를 완료했다"며 "지난해 선포한 '비전 2030 매출 5조 글로벌 톱(Top)5'를 달성하겠다. 품질과 서비스 향상, 안전 강화, 해외 시장 확대에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