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vs KB]③플랫폼·AI에서 승부 겨룬다(끝)

박은경 2023. 4. 1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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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이 금융 판을 흔들고 글로벌이 순익을 갈랐다면 2020년대 들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변수가 등장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도 금융업을 넘어 비금융 산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지주는 각각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과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비금융 산업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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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글로벌은 기본, 비금융에서 맞붙는다
미래 경쟁 승패 쥐려면 '업무체계 혁신' 필요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인수합병(M&A)이 금융 판을 흔들고 글로벌이 순익을 갈랐다면 2020년대 들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변수가 등장했다. 플랫폼의 등장으로 금융서비스가 다양해지며 금융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KB금융과 신한지주도 금융업을 넘어 비금융 산업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지주는 각각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과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비금융 산업에 발을 들였다.

리브엠은 은행권 최초로 알뜰폰 사업에 정식으로 진출하며 비금융 산업 진출 물꼬를 텄다. 지난 2월 말 가입자도 40만명에 이른다. 신한은행의 땡겨요도 지난달 가입자가 197만명을 넘어서며 청신호를 켰다. 이들이 비금융 사업에 진출하는 건 수익 증대보다는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돈을 들여 수익부터 벌지 않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에는 데이터가 새로운 미래 금융자원인 탓이다.

사진 왼쪽부터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포브스지는 2023년 은행권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데이터의 자원화'를 꼽았다. 데이터를 단순히 은행 업무의 부산물로 볼 것이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자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고객이 어떤 음식 취향을 가졌는지, 통화를 많이 하는지 등 고객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가 새로운 금융 사업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청사진이다.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이 일상에 스며드는 '인비저블 금융'을 강조하며 비금융 사업에 몰두하는 것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일상생활 플랫폼으로 진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도 여기에 있다.

현재까지는 두 회사 모두 플랫폼 사업 새내기로 성패를 논하긴 어렵다. 그러나 미래에는 비금융산업에서의 성과가 두 지주회사의 '양강 구도'를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인공지능(AI)이다. 'ChatGPT' 등장 이후 시작된 변화의 물결은 지금까지 빠르고 편리한 기능에 중점을 두던 것과는 다르다. 기계적으로 정해진 답만 제공했던 챗봇 역할에 그쳤던 AI 고객에 필요한 조언을 제공하고, 요구를 신속히 해결하는 '지능형디지털비서'로 진화한 것이다. 컨설팅 회사 캡제미니(Capgemini)는 금융회사들이 'ChatGPT'와 같은 '지능형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면 최대 5천억원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에서도 각각 챗봇 서비스와 AI 음성안내를 제공하고 있지만 Q&A 문답에 그치는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1998년 국내 최초로 PC뱅킹을 시작하고, 1994년 모바일뱅킹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만큼 국내 은행 중에선 디지털에 앞서 있다. KB금융지주도 국민은행 스타뱅킹을 통해 플랫폼 역량을 끌어올리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두 지주회사는 더 이상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S&P 세계 100대 은행 순위에서 KB금융지주는 61위, 신한지주는 66위를 차지했다. 세계 대형 은행보다는 낮지만, 출범 한 지 20년도 되지 않아 이룬 성과다.

업계에서는 두 지주회사가 미래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업무체계를 혁신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지주 회사는 내재화 욕구가 강해 좋은 프로그램이 나와도 즉시 도입하지 않고, 직접 개발하려 한다"면서 "하지만 보고체계와 업무 처리 절차로 인해 논의를 시작하는 데에만 수개월이 걸리고 그사이 경쟁에선 뒤처지기 쉽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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