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vs KB]②M&A로 금융판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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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가 설립 8년 만에 독주 시대를 열었던 것도, KB금융이 10년도 안 돼 신한지주의 독주를 막았던 비결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다.
KB금융은 2008년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 은행(BCC) 인수를 통해 신한지주보다 일찍 해외에 발을 들였으나 9년 만에 9천541억원의 손실을 보고 철수했다.
지난해 KB금융이 부코핀은행의 부진에 따른 충당금으로 순익이 6천억원 감소하는 동안, 신한지주는 글로벌 시장에서 5천646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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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질주한 KB, 비은행 이익 급성장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신한지주가 설립 8년 만에 독주 시대를 열었던 것도, KB금융이 10년도 안 돼 신한지주의 독주를 막았던 비결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이다. 발 빠른 M&A를 통한 외형성장과 순익 다각화에 힘입어 이익 규모를 빠르게 늘려갔다.
신한지주는 설립 이듬해인 2002년 제주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카드, 신한신용정보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그해 굿모닝신한증권, SH&C생명보험, 2005년 신한생명보험을 자회사로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그러다 2005년 조흥은행을 시작으로 M&A를 추진하더니 LG카드까지 인수하며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당시 LG카드의 인수 가격은 6조6천765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을 인수한 이듬해인 2004년 처음으로 수익 1조원 시대를 달성했으며, LG카드를 인수한 2007년에는 2조원을 넘겼다. 이후 2008년부터 9년간 금융지주 순익 1위를 유지하며 독주했다. 지난해 말 신한지주 순익에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4.1%, 15.8%에 달할 만큼 효자로 성장했다.
KB금융도 설립 5년 차인 2013년부터 M&A에 뛰어들었다. 그해 예한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비은행 역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2017년 인수 효과가 나타나며 비이자이익이 큰 폭 증가했고, 그해 KB금융은 처음으로 리딩금융으로 올라섰다. 현대증권 인수 후 KB증권의 수수료 수익은 86% 증가했다. 2020년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 효과로 순익이 1천434억원 증가하기도 했다.
KB금융이 판을 흔드는 사이, 신한지주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인수를 비롯해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 부문,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 아시아신탁,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 등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진용을 갖춰나가며 리딩금융을 탈환했다.
M&A로 비은행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옳았다. 금융지주사들의 성적을 가른 건 비은행이었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3조1천117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신한은행(2조9천960억원)과 국민은행(2조9천740억원)을 제쳤지만, 하나금융의 순위는 3위에 머물렀다. 비은행 이익이 5천95억원으로 신한지주(11조6천683억원)와 KB금융지주(조3천98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던 탓이다. 반대로 KB금융은 부코핀은행에 따른 국민은행의 부진을 비은행 계열사를 통해 상쇄했다.
그러나 비은행으로 성장하던 시절도 지나가고 있다.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지구 반대편까지 실시간으로 송금이 가능한 시대에선 경쟁 상대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금융지주사들은 은행을 중심으로 해외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고 신한지주와 KB금융의 명암은 엇갈렸다.
KB금융은 2008년 국민은행의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 은행(BCC) 인수를 통해 신한지주보다 일찍 해외에 발을 들였으나 9년 만에 9천541억원의 손실을 보고 철수했다. 테스나뱅크 컨소시엄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며 손실을 상쇄했으나, KB금융지주는 해외 진출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 2020년 캄보디아 프라삭파이크로파이낸스에서 흑자를 내며 전환기를 맞았으나 같은 해 인수한 부코핀은행 부진에 발목이 잡혀 주저앉아야 했다.
그 사이 신한지주는 해외에서 약진했다. 2015년부터 멕시코,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에 진출하며 시작은 KB금융보다 늦었지만, 성장은 빨랐다. 지난해 KB금융이 부코핀은행의 부진에 따른 충당금으로 순익이 6천억원 감소하는 동안, 신한지주는 글로벌 시장에서 5천646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결국 해외 시장은 두 지주사의 순익을 가르는 변수가 됐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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