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사살했더라면···'전과 2범' 살인곰, 이번엔 청년 덮쳤다

황민주 인턴기자 2023. 4. 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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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발디솔레의 칼데스 숲에서 조깅하던 청년이 야생 불곰의 습격에 목숨을 잃었다.

야생 곰의 습격 정황이었다.

파피가 조깅하다 곰에게 습격당한 지역은 주민과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국의 기대와 달리 불곰들은 알프스 전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하지 않고 트렌티노 지역을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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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기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 발디솔레의 칼데스 숲에서 조깅하던 청년이 야생 불곰의 습격에 목숨을 잃었다.

해당 곰은 과거에도 인간을 공격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살인곰' 추적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Rai 방송에 따르면 지난 6일 이탈리아 트렌티노 칼데스 숲에서 안드레아 파피(26)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조깅하러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을 수색한 끝에 숲길 근처에서 파피의 시신을 찾아냈다.

시신에는 얼굴과 복부 등 곳곳에 찢기거나 물린 듯한 깊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야생 곰의 습격 정황이었다. 피해자의 상처에서 DNA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습격한 곰의 '신원'도 파악됐다. 정부가 관리 중인 17살짜리 암컷 불곰 'JJ4'였다.

JJ4는 2020년 6월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한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습격한 전과가 있었다. 당시 주 당국이 JJ4를 사살하려 했지만, 법원이 저지했었다.

같은 곰이 또다시 사람을 습격한 것으로 드러나자 주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파피가 조깅하다 곰에게 습격당한 지역은 주민과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야생 곰 개체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우려는 더욱 크다. 이탈리아는 2000년대 초반 트렌티노 지역에 곰 3마리를 방사했는데, 꾸준한 보존 노력 덕분에 최근에는 그 수가 100마리로 불어났다. 그런데 당국의 기대와 달리 불곰들은 알프스 전역으로 서식지를 확대하지 않고 트렌티노 지역을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곰의 개체 수가 위험수위에 이른 것으로 보고 유럽의 불곰 보호계획 '불곰에 생명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2일 파피의 장례식이 열린 마을 교회 앞에서 안토니오 마이니 칼데스 시장은 "마을이 분노하고 있다. 우리 청년이 죽었다. 추모 기간이지만 곰의 공격에 사망했다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나 있다. 일어나서는 안 됐을 일"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당국은 JJ4를 추적하고 있다. 이번에는 안락사 방침을 세웠다. 마우리조 푸가티 트렌티노 특별자치주지사는 지난 5일 JJ4를 사살하는데 동의했으며 "곰을 추적해 주민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런 사건으로 그동안의 야생동물 보호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동물보호단체 국제동물보호기구(OIPA)는 "책임 있는 행정이라면 동물다양성 보호의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지, 보복·복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움직여선 안 된다"며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minch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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