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밀문서 “올해 안에 평화협상 없을 것...전쟁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 커”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 그 어느 쪽도 결정적인 승기를 잡지 못하고 평화협상을 거부하면서 전쟁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최근 유출된 미 국방부 기밀문건 중 국방정보국(DIA)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대해 분석한 문건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DIA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를 상당 부분 탈환하고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하더라도 평화협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했을 때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2023년에 진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DIA는 또 “효과적인 작전을 위한 병력과 공급의 부족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올해 획득할 수 있는 영토는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DIA는 향후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양측 모두 승기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소모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DIA는 이럴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에 대한 비판 여론이 조성되면서 “리더십 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서 말하는 ‘리더십 교체’가 정치적 맥락인지 군사적 맥락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WP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누리고 있으나 잠재적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 젤렌스키 대통령 사이에 긴장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전쟁 교착 상태는 우크라이나의 총동원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DIA는 분석했다. DIA는 또 이럴 경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극해 확전으로 이어지거나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빌미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교착 상태로 전쟁이 지속되면 러시아도 병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예비군 동원에 나서고 빼앗은 영토의 병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전문가인 헤더 콘니 독일마셜펀드(GMF) 대표는 어느 한쪽이 자원을 완전히 소진한 후에야 협상이 시작될 것이며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DIA의 분석에 동의한다고 WP에 말했다.
WP에 따르면 DIA 문건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중 한쪽이 승기를 잡았을 때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도 포함돼 있다. DIA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결정적 타격을 가해 더 많은 영토를 장악하면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시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크라이나가 승기를 잡았을 경우에는 더 많은 영토를 얻기 위해 보다 위험한 공격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고, 러시아는 이에 대해 비대칭 공격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DIA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전국적인 동원령으로 병력을 보강해 전쟁을 지속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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