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 대중 공급망 규제에 '경협 메시지'···일각선 "동참 말라는 경고"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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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깜짝 방문했다.
1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시 주석이 집권 3기 첫 방문 외자기업으로 LG디스플레이 공장을 택한 것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한국 기업에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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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집권 이후 첫 외자기업 방문
기술 혁신·브랜드 파워 등 체크
업계선 관계회복 기대반 우려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을 깜짝 방문했다. 지난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쳐 집권 3기가 공식 출범한 후 외자기업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을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미국 중심의 대중(對中) 디커플링(탈동조화)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한국에 경제적 협력을 굳건히 하자는 우호의 손길을 내미는 동시에 중국 시장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둘러봤다. 시 주석은 7일 광둥성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뒤 인근 지역을 시찰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LG디스플레이 등을 찾아 기업이 혁신을 촉진하고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는 비결에 대해 살폈다”며 “해당 기업 대표는 물론 연구원, 일선 근로자 등과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은 미국과 중국이 첨단 기술 패권을 두고 전방위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미중 양국의 ‘줄 세우기’ 경쟁은 동맹국으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일본과 네덜란드를 끌어들여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제한 조치에 동참하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도 출범시키며 중국을 배제한 새로운 통상 질서 구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질세라 미국의 오랜 동맹국이자 중동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제적으로 밀착하는 동시에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프랑스를 지렛대 삼아 서방의 대중국 견제 단일 대오에 균열을 도모하고 있다.
시 주석이 집권 3기 첫 방문 외자기업으로 LG디스플레이 공장을 택한 것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한국 기업에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으로 3% 성장에 그친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 달성을 위해 외자 유치가 절실하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대중 제재 등을 의식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상황만큼은 피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에 찾은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이 광저우에서 가장 큰 외자기업이라는 의미도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에도 공상업연합회 관계자 등과 만난 자리에서 “민영기업은 우리 편이다. 민영기업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제도적 장애를 타파하겠다”며 해외 자본을 향해 손을 내밀기도 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을 두고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패권을 두고 한국 기업을 노골적으로 견제해왔던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철수 의사를 밝힌 만큼 광저우 LCD팹 매각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에 월 20만 장의 LCD TV 패널을 광저우에서 생산해온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생산 물량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CSOT를 비롯한 중국 패널 제조사를 대상으로 LCD팹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CSOT는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에서 철수할 당시 쑤저우 LCD팹과 관련 특허를 사들인 바 있다.
중국 업체에 매각이 성사될 경우 전 세계 LCD TV 패널 사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중국은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향후 디스플레이 업황 반등 시기에 맞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유의미한 재무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지희 기자 ways@sedaily.com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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