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또 없어졌네" 고령층 한숨…이제 대체점포 없이 폐쇄 안된다
앞으로 은행이 점포를 폐쇄할 때 공동점포·소규모점포 등 대체점포를 우선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점포 폐쇄로 피해를 본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 등 직접적인 보상안을 제공해야 한다. 최근 10년간 사라진 은행 점포는 1870여개에 이른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열린 '제5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은행 점포폐쇄 내실화'와 '사회공헌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3일 밝혔다.
최근 은행이 비용 효율화 등을 이유로 점포 수를 줄이면서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2012년 7673개였던 은행점 포수는 지난해 말 5800개로 10년 사이 24% 줄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부터 연평균 300여개의 점포가 사라졌다.
우선 은행은 점포폐쇄 결정 이전에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문자나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사전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사전영향 평가에 참여하는 외부전문가를 1명에서 2명을 늘리고, 1명은 지역의견을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지역인사를 선임해야 한다.
또 사전영향평가에서 수익성과 관련된 항목은 제외하고 고객수, 고령층비율, 대체거래수단, 대체점포 수 등 금융소비자 불편 항목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점포를 폐쇄할 경우에는 △소규모점포 △공동점포 △우체국·지역조합 등과 창구제휴 △이동점포를 대체수단으로 마련해야 한다.
다만 금융소비자가 겪게 되는 불편·피해의 정도가 크지 않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고기능무인자동화기기(STM)을 대체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금 입·출금 등 기본적인 업무만 가능한 무인자동화기기(ATM)는 점포폐쇄에 따른 대체수단으로는 활용할 수 없다.
은행 자체적으로 폐쇄점포 이용고객 대상으로 불편·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폐쇄점포 고객 대상으로 예금·대출상품에 일정기간 우대금리 적용 또는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식 등이다. 은행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상태다.
점포 폐쇄 시 이용고객에게 안내하는 정보의 범위도 폐쇄일자, 사유, 대체수단 등이 기본정보에 폐쇄 사유, 폐쇄 이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락처 등으로 확대된다. 폐쇄 현황 공시도 연 1회에서 4회로 늘리고, 은행연합회에 비교공시하기로 했다.
하주식 금융위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고령층을 위해서는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지원 정책이 있다"며 "오는 5월 1일부터 개선된 공동절차를 시행하되 이전에 점포폐쇄가 결정되거나 점포가 폐쇄되는 경우에도 내실화 방안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은행의 사회공헌활동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게 세부적으로 분류해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은행 간 사회공헌활동을 비교공시하거나 정기적으로 실적 점검을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휴면예금, 장애인고용부담금, 영리행위 관련 사항 등 사회공헌을 제대로 측정하지 않거나 사회공헌 취지와 맞지 않는 항목들을 포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회사처럼 방향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중장기플랜을 세워서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개별은행 및 은행연합회의 공시가 지나치게 정량적인 수치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금융소비자 교육, 대체점포 운영, 상생금융상품 출시 등 다양한 정성적 항목까지 함께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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