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랩 삼각벨트' 완성···유니콘 꿈꾸는 지방 벤처에 특별과외

서일범 기자 2023. 4. 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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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랩 아웃사이드 경북' 개소
삼성 '벤처허브' 영남대에 문열어
서울 - 광주 - 대구 이어 경북까지
수도권 중심 벤처 생태계 벗어나
지방 스타트업 키우기 총력 지원
노하우 전수·투자 유치 물심양면
이문락(윗줄 왼쪽 일곱번째부터)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최외출 영남대 총장과이 13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에서 열린 'C랩 아웃사이드' 개소식 이후 스타트업 대표 및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서울과 광주, 대구·경북을 잇는 삼성전자의 벤처 요람 ‘삼각 벨트’가 완성됐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추고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했던 지방 스타트업을 선정해 이들을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키운다는 게 삼성전자의 목표다.

삼성전자는 13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C랩 아웃사이드 경북’ 개소식을 개최했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외부 스타트업을 선발해 육성하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2018년 서울을 시작으로 올 2월과 3월 대구와 광주에 각각 잇달아 문을 열면서 지역의 벤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경북 C랩까지 출범하면서 삼성전자의 지방 벤처 확대 계획도 일단 최초 목표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경북 지역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잠재 능력에 주목했다. 경북 일대에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과 포스코 포항제철소 등을 중심으로 1256개의 벤처기업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 중 82%인 1030곳이 제조업 기업일 정도로 소부장에 특화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지원 기업으로 선정된 △하이보(3차원 라이다) △이스턴기어(정밀 로봇 감속기) △에타일렉트로닉스(차세대 무선 전력 전송) △옴니코트(이미지 고속 프린팅) △포스코어(자성 분말 소재) 등도 모두 소부장 연관 기업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C랩 경북 출범 이전인 2015년부터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업해 148개의 경북 스타트업을 발굴한 전례가 있다. 이들 기업은 현재 합산 연 매출 3000억 원, 신규 고용 1700명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에 참석해 9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번 C랩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경북 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지원 대상이 된 기업에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을 멘토로 붙여 집중 케어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경상북도·영남대·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업무협약(MOU)도 체결해 기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의 연계도 더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C랩 프로그램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에타일렉트로닉스의 남정용 대표는 “차세대 무선 전력 전송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만드는 데 도전하기 위해 창업을 했는데 C랩 멘토와 협업하고 지원을 받으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의 지방 벤처 허브 삼각 벨트가 완성되면서 그동안 인력 확보 및 투자 유치 어려움 등에 따라 수도권 중심으로 짜여진 스타트업 생태계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2월에는 대구 옛 제일모직 공장 부지에 C랩 아웃사이드 대구 캠퍼스를 열고 헬스케어 분야 혁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어 3월에는 광주 서구 삼성화재 상무사옥에 C랩 아웃사이드 광주 캠퍼스를 출범하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이렇게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향후 1년간 최대 1억 원의 사업 자금, 성장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삼성전자 및 계열사와의 협력 기회 연결, 국내외 판로 개척 등 서울의 C랩 아웃사이드와 동일한 지원을 받는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경북 스타트업들의 동반자가 돼 든든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별 C랩 아웃사이드 출범을 계기로 삼성의 사회공헌활동(CSR)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함께 가요 미래로’라는 비전 아래 청소년 교육 중심의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재가 국가 미래에 가장 중요하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철학을 반영한 활동이다. 현재 삼성이 국내 주요 지역에서 전개하는 청년 지원 프로그램은 △삼성희망디딤돌(자립 청년 지원) △삼성드림클래스 △삼성청년SW아카데미 △삼성주니어SW아카데미 △삼성스마트스쿨 등 5개에 이른다. C랩을 비롯해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상생펀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도 삼성의 대표적 공헌 활동이다.

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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