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회의 의사록 “올해 말 경기침체···회복에 2년 걸릴 듯”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미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어 회복하는데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물가를 잡기 위해 다음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블룸버그통신·CNBC 등에 따르면, 미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연준 인사들은 지난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 12일 시그니처은행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은행위기가 불거지자 금리 인상을 건너뛰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인사들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대로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선 추가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득에 나섰다.
결국 미 연준은 물가인상을 잡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 지난달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과 연방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서면서 상황이 개선됐고, 단기간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은행위기 여파로 올해 하반기부터 침체가 시작되고, 내년 초부터는 실업률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근원 인플레이션도 급격하게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연준은 올해에는 미국 경제가 침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연준 인사들은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서 벗어나는데 2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 이후,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을 낮췄다. 연준 인사들은 은행위기가 얼마나 경제를 심각하게 둔화시킬지는 추후 데이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침체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다 이날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도 전년 동기 대비 5.0%로 크게 둔화됐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은 한 차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여전히 소비 시장 인플레이션이 높고 노동시장도 견고한 만큼 연준이 CPI목표치인 2%를 위해 최소 한 차례 금리를 올린 이후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연준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CPI 발표 이후에는 5월 한차례 인상으로 전망을 바꿨다. 미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9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4.75~5%로 높아졌다. 2007년 후반 이후 15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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