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하반기 경기침체 예상… 시장선 "내달 마지막 금리인상"

문혜현 2023. 4. 1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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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경기침체를 인지하고도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5월을 끝으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됐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2년 만에 최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연준이 다음달로 금리 인상을 종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였고 금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3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 일부는 은행 위기 여파에 따른 하반기 경기 침체와 내년 초 실업률 상승 등 전망을 내놨다. 연준 인사들은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서 벗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을 2년으로 예상했고, 일부 참석자는 잠정적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을 낸 참석자는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대로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해선 추가적인 통화정책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은행 위기에 정부가 긴급 대응한 점, 단기간 위기 발생 가능성이 낮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다른 참석자들도 우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데 동의했고,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 18명 중 대다수가 올해 안에 한 차례 금리를 더 인상하는 것이 확실하고, 이후 고용시장 안정이 유지되는 한 고금리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을 냈다. 실제 미국 물가 둔화세가 나타났지만 근원 물가가 오히려 오르면서 5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 연준은 오는 5월 2일과 3일 FOMC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미 노동부는 3월 CPI가 전년 대비 5.0% 상승해 2021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는 전월인 2월(5.5%) 대비 오히려 올랐다. 미국 근원CPI는 전년 대비 5.6% 상승했다. 근원CPI 상승률이 CPI 상승률을 웃돈 것은 2021년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근원CPI가 물가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한 장기적인 물가 추세를 나타내는 만큼 여전히 물가 수준이 연준의 최종 목표인 2%대에 비해 높다는 것이다.

이에 시장은 연준이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에 당분간 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다음 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 상단이 5.25%에 이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66.0%로 동결 견해(34.0%)의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컨베라의 조 마님보 수석 시장분석가는 "CPI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 것은 연준이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를 (5월) 한 차례 더 인상한 후 마무리할 것이라는 견해를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3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으면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주시해야 했겠지만 큰 폭으로 떨어졌다"면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고 경기가 급속히 둔화할 경우 연준이 올해 후반에 금리를 내릴 재량을 갖게 될 것"이라고 봤다.

연준이 5월 인상을 끝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안전자산인 금값이 오르는 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5월 달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후에 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1300원 내외에서 움직이다가 3분기를 지나 4분기부터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값은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은 보일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조금 더 상승요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다음달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4월 들어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약세에도 국내 수급적인 상황 영향으로 하단이 지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시장 기대감에 이날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화와 유로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CPI 발표 직전까지 102.1 부근에서 움직였지만, 발표 이후 하락해 이날 오전 한때 101.445까지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5.3원 내린 1310.4원에 거래를 마쳤다.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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