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일에 ML 데뷔, 12연승까지…TB 브래들리의 특별한 하루
기사내용 요약
브래들리, ML 데뷔전서 5이닝 3실점
탬파베이 개막 12연승 질주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타지 브래들리(23·탬파베이 레이스)가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의 어머니도 그렇다.
브래들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1경기' 이상의 의미가 담긴 경기였다.
개막 11연승 질주 중인 탬파베이는 선발 마운드에 과감히 브래들리를 올렸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은 브래들리는 메이저리그 등판 경험이 한 번도 없는 투수다.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10연승 이상을 기록 중인 팀이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을 선발로 내세운 건 1900년 이후 탬파베이가 두 번째다. 1969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신예 마이크 맥퀸을 낸 적이 있다.
전날(12일) 투수 잭 에플린이 허리 부상으로 15일 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오르면서 신인 브래들리에게 콜업 기회가 왔다.
케빈 캐시 감독은 팀의 무패 행진 속에서 등장하는 신인 브래들리가 느낄 부담을 이해했다. 캐시 감독은 브래들리에게 스트라이를 던질 것과 선수들의 많은 득점 지원을 요청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마운드에 선 브래들리는 1회 첫 타자 알렉스 버두고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라파엘 데버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저스틴 터너에 병살타를 유도해 흐름을 찾았다.
탬파베이 타자들은 활발한 공격으로 브래들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특히 1회말 터진 랜디 아로자레나의 선제 스리런포는 브래들리에게 여유를 되찾아줬다.
브래들리가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 건 또 있다.
바로 그의 어머니다.
이날은 어머니 아나 모슬리의 생일이기도 했다. 아들의 깜짝 데뷔 소식에 더 특별한 생일을 맞게 된 어머니는 이날 아침 일찍 일어나 애틀랜타를 떠나 플로리다로 직접 운전해 이동했다.
그리고 트로피카나필드에 마련된 좌석에서 아들이 꿈을 이루는 모습을 지켜봤다. 늘 그랬던 것처럼 개인용 스코어북을 손에 들고 아들의 등판을 기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머니 모슬리는 2019년 브래들리가 마이너리그에 등판할 때부터 그의 모든 선발 등판을 기록해왔다. 직접 경기장에 갈 수 없을 때는 중계 방송을 보며 기록을 이어왔다.
브래들리는 "모든 선발 등판, 모든 투구를 어머니가 기록해왔다"며 "(데뷔 전에는)투구를 놓칠 것 같아서 사람들이 어머니의 얼굴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고 소개했다.
브래들리는 탬파베이에 지명을 받은 후 어머니와 함께 트로피카나필드를 찾은 적이 있다.
이날 경기 시작을 앞두고 외야에서 캐치볼을 하던 그는 당시 어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중견수 자리를 찾았다.
브래들리는 "그곳에 시선이 고정된 후 첫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자 모든 긴장이 사라졌다. 빨리 뛰던 심장도 멈췄고, 안정을 되찾았다"고 털어놨다.
브래들리의 메이저리그 첫 나들이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는 이날 5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보스턴 타선을 막아냈다. 볼넷 1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은 8개를 솎아냈다.
브래들리의 호투에 힘입어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한 탬파베이는 보스턴을 9-7로 누르고 개막 12연승을 내달렸다.
브래들리는 "내가 해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멋지다"며 "정말 대단했다. 약간 불안했고, 감정적이었고, 행복하고 긴장했다. 이런 날이 오다니 정말 기쁘다. 멋진 경기였고, 첫 승을 거뒀고, 어머니의 생일이다. 정말 멋진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브래들리는 이날 생일인 어머니에게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을 건넬 수 있게 됐다. 브래들리는 "덕분에 돈을 아끼게 됐다"고 농담하며 웃었다.
한편, 브래들리의 호투로 연승을 잇게 된 탬파베이는 1982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987년 밀워키 브루어스가 작성한 개막 13연승에 단 1승만 남겨놓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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