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vs 아마존 'NFT 전쟁'… 승자는 누구?
전 세계 커피 브랜드 1위 스타벅스, 그리고 전 세계 전자상거래 1위 아마존이 각각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색다른 디지털 경험을 제공해 충성도를 높이고 디지털 자산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세부 전략은 매우 다르다. 전 세계 리테일 시장을 주도하는 두 강자의 전략 중 어느 쪽이 우세를 점하느냐에 따라, NFT 진출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여행은 스타벅스 NFT와 함께
스타벅스는 작년 9월 NFT에 기반한 새로운 리워드 프로그램인 오디세이를 공개했다.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웹3와 NFT 기술을 활용해 스타벅스 리워드 회원들이 디지털 수집품을 획득하고, 구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스타벅스 리워드는 프리퀀시 등의 명칭으로 제공됐지만 이번 오디세이는 '여행(저니)'이라는 주제로 참여자들이 NFT라는 티켓을 들고 스타벅스를 속속들이 체험하는 여행자가 된다는 콘셉트를 갖고 있다.
NFT는 여행 스탬프라는 명칭으로 제공된다. 스탬프 NFT를 구매하면 등급을 올릴 수 있는 포인트를 함께 받을 수 있다. 포인트로 등급을 올리면 단계에 따라 여러 보상이 제공된다. 리워드에 레벨 올리기와 같은 개념을 적용해 몰입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보상은 새 커피를 시판 전에 시음할 수 있는 권한부터 커피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 제공하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 이벤트 초대권, 코스타리카에 위치한 스타벅스 농장 견학 기회까지 다양한 형태로 구성됐다.
스타벅스 브랜드와 커피를 보다 잘 즐기는 여정을 구축하고 퀴즈, 퍼즐 등을 통한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와 소비자 간 연결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커피 한 잔당 별 한 개나 무료 음료 업그레이드와 같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좀 더 피부에 와닿는 VIP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스타벅스 최고마케팅 책임자(CMO)인 브래디 브루어는 오디세이 발표 자리에서 "웹3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디지털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피지컬과 디지털을 모두 합한 몰입형 경험을 통해 소비자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보상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지난 3월 오디세이의 여행 스탬프 NFT 2000점을 개당 100달러에 첫 판매했다. 판매는 18분 만에 성료됐으며 2차 거래 시장에서 개당 2000달러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스타벅스 애호가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이들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여정상의 보상이 계속 제공된다면 여행 스탬프 NFT는 투자 수익이 높은 디지털 자산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NFT도 아마존에서 사세요"
아마존은 지난 1월 NFT 진출을 선언했다. 세계 1위 전자상거래 업체에 걸맞게 NFT를 사고파는 마켓플레이스 시장에 진출하는 내용이다. 당초 지난해 NFT 마켓플레이스를 신설할 계획이었지만 테라 몰락, FTX 파산 등 잇단 악재로 출범 시기를 올해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디지털 마켓플레이스'로 명명된 NFT 마켓플레이스는 오는 24일 출범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15개 NFT 컬렉션으로 시작하며 점차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NFT 구매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사용하지 않고 아마존의 기존 결제 수단인 신용카드 등이 사용된다.
우선 크립토펑크나 BAYC와 같은 기존 NFT는 아마존 디지털 마켓플레이스에서는 거래가 불가능할 전망이다. 아마존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사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며 거래되는 NFT도 아마존에서 NFT 전문 작가 등과 협력해 새롭게 만든다. 이를 위해 비플, 퍼지 펭귄 등 유명 작가와 NFT 프로젝트와 협력 관계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기 컬렉션에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피지컬과 디지털을 결합한 형식의 NFT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의류회사와 연계해 의류의 디지털 이미지를 담은 NFT를 구매하면 실제 상품을 배송해주는 것과 같은 형태다. 디지털 패션 NFT 프로젝트인 더 패브리칸트가 주요 NFT 협력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의 자회사인 인터넷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도 NFT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P2E 게임회사들과의 연계 등이 가능성 높은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위치에서 게임을 생중계할 수 있는 권한을 NFT로 판매하는 방식 등이다.
아마존은 이번 NFT 진출을 통해 유료 구독모델인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일부 프라임 비디오 가입자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디지털 토큰에 대한 안내메시지를 첨부하기도 했다. 2억명에 가까운 프라임 회원을 상대로 제공하는 특별 상품 목록에 NFT를 추가한다는 포석이다.
이처럼 스타벅스 오디세이와 아마존 디지털 마켓플레이스는 NFT를 활용하면서도 각각 다른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소비자의 충성도 강화에 무게를 두지만 아마존은 가입자당 매출 증가를 우선시한다. 양사의 NFT 사업의 성패에 따라 향후 NFT 사업 진출을 희망하는 다른 기업들에도 많은 시사점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경제신문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머니앤리치' 섹션에 월 1회 관련 기사를 게재합니다. 머니앤리치 블록체인 지면은 매경미디어그룹 블록체인 자회사인 '엠블록'에서 집필합니다. 엠블록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자산, NFT 서비스 기술 회사로 신뢰도 높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매경미디어그룹 독자와 블록체인, 웹3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합니다.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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